'탄핵 부결' 與 당론 거스른 김예지
"시민 목소리 무시할 수 없었다" 소신 발언
당내 비판에도 "의원 책무 다한 것" 강조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밖으로 퇴장한 가운데 당론을 거스르고 투표권을 행사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 이유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아이팍 아트홀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는 김 의원의 모습. 강진형 기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예지(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서초구 아이팍 아트홀에서 연습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사상 첫 시각장애인 여성 국회의원인 김 의원은 8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표결 참여 이유에 대해 "7일 탄핵 표결이 있던 날,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무엇보다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며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 선포가 있던 3일 밤 담을 넘어 국회 본회의장에 가려 했지만 장애로 인해 불가능했다고 밝힌 김 의원은 "몸은 장벽으로 본회의장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찬성 버튼을 백만 번은 더 눌렀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계엄 선포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도 나오지 않아 만약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시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당론을 거스른 뒤 일부 당원들로부터 자신을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그는 "(투표 후) 당원분들로부터 정말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을 많이 받았다"며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라며 어긴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라며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들을 대신해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그냥 너무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는 7일 오후 5시 3분경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안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모두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고, 김 여사 특검법 투표 후 본회의장 밖으로 퇴장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전략을 썼다. 혹시 모를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조치였다.
김 여사 특검법 투표 이후 성일종, 한지아, 곽규택, 박정하, 서범수, 권성동, 인요한, 배준영, 안철수, 윤상현, 주호영, 김은혜, 배현진, 박정훈, 권영진 의원 등 15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남아있었으나 김 여사 특검법 부결 결과를 지켜본 후 14명의 국민의힘 의원들도 퇴장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중에는 안철수 의원만이 본회의장에 남게 됐다. 이후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왔고 국민의힘 소속 중에는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단 3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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