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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초기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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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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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업계의 ‘투자 혹한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는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창업자, 투자자 10명 중 6명은 올해 투자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창업자는 63.2%, 투자자는 64.0%다. 또 창업자의 48.4%, 투자자의 53.5%는 투자를 유치하거나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창업자의 82.4%가 향후 1년 뒤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을 정도다. 실제 올해 취재 현장에서 만난 스타트업 대표들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정부의 평가는 이런 현장의 목소리와 조금 다르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달 국내 벤처투자 동향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벤처투자는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고금리 등 어려운 금융환경에 따라 약세를 보였던 벤처투자가 이제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벤처투자 규모는 총 8조5808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 증가했다는 게 근거다. 같은 기간 글로벌 추이를 살펴보면 전 세계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18.6% 줄었다. 유럽만 보면 11.7% 감소했고, 성장세를 보인 미국도 6.4% 증가에 그쳤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벤처투자 동향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고 볼만하다.

현장의 분위기와 정부의 분석이 사뭇 다른 이유는 업력에 따른 최근의 투자 트렌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3분기까지 투자를 받은 기업을 업력별로 보면 3년 이하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1조560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8%나 줄었다. 반면 창업 후 3~7년인 중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19.5% 증가했다. 7년을 넘은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7.4% 늘었다. 전체 벤처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년 이하 18.2%, 3년 초과~7년 28.2%, 7년 초과 53.6%로 업력이 길수록 커졌다. 금액을 보면 7년 초과 업력의 스타트업에는 4조6028억원, 5조원에 가까운 투자가 이뤄졌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새로 투자할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보다는 기존에 투자한 포트폴리오 사에 추가 투자 혹은 후속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게 최근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가능성을 본, 미래에 대한 투자는 확 줄었고, 대신 이미 검증된 믿을 만 한 곳에만 돈이 몰렸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나 대내외 시장 불안정성 증가 등 초기 스타트업 투자가 위축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이를 마냥 두고 보면 유망한 기업은 해외로 떠나고 국내에선 창업을 통한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실력 있는 기업은 고객을 찾아 글로벌로 나가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지원금에 의존하며 버티는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는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의 말은 이런 상황을 관통한다. 지금은 전체 벤처 투자 성장에 자족할 때가 아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초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초기 기업 없이 벤처 생태계가 유지될 수는 없다. 모든 기업은 한때 스타트업이었다.




김철현 바이오중기벤처부 차장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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