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쉼터' 성동구가 처음 도입, 서울 전역으로 확산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버스 기다려
21가지 기능 CCTV, 비상벨로 교제폭력 막기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자외선과 폭우, 폭설과 한파 등 이상기후를 피할 수 있다. 휴대전화 충전, 공공 와이파이(WiFi), 버스·지하철 교통정보, 미세먼지 정화기능은 물론 비상벨과 내부에 설치된 지능형 CCTV가 관제센터와 연결돼 범죄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한 여성이 비상벨로 구조를 요청해 교제폭력 피해를 막은 적이 있다. 관제센터 모니터링으로 쉼터 내 쓰러진 시민을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하고, 치매 어르신을 발견해 안전하게 가족을 찾아준 일이 있었다. 심장충격기까지 갖춰 길에서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울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이용자들의 칭찬이 이어지지만 막상 언제, 누가, 어떤 계기로 만들었는지 모르는 시설이 있다. 바로 자치구 최대 발명품이자 히트 정책으로 꼽히는 ‘스마트쉼터’다.
이제는 버스정류장의 필수공간이 된 스마트쉼터는 4년 전 성동구가 처음 도입했다. 지금은 서울 시내 곳곳으로 확산했다. 성동구는 환승 노선이 많은 왕십리를 중심으로 미래형 스마트 교통도시를 조성하자는 차원에서 2019년 국토교통부의 스마트타운 챌린지 사업에 응모해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해마다 설치 개수를 늘려 2020년 첫해 10곳을 시작으로 현재 성동구 내 버스정류장 55곳에 스마트쉼터를 설치했다. 그 사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0개 자치구로 스마트쉼터가 확산했다. 서울 전체로는 200곳이 넘게 설치돼 있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 광명시와 수원시, 성남시와 세종시, 대구시, 충북 충주시 등이 스마트쉼터 설치와 운영사례를 벤치마킹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미국 뉴욕시와 일본, 칠레, 카자흐스탄 외빈들이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도 앞다퉈 보도했다. 상도 많이 받았다. 지난 7월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부문 혁신 사례에도 선정됐다. 대기업과의 협업도 눈에 띈다. 제품은 중소기업에서 만들지만 개발 초기 LG전자가 합류해 디자인과 기능, 서비스 개발에 힘을 보탰다.
스마트쉼터는 중형이 너비 6m, 폭 2.1m, 면적 12.6㎡(3.8평)고, 소형이 너비 3.7m, 폭 1.7m, 면적 6.3㎡(1.9평) 크기다. 전기·통신공사 등 부대 공사비를 제외하고도 중형은 약 1억원, 소형은 6500만원 정도의 제작비용이 든다. 설치 민원은 빗발치지만 많은 정류장을 한꺼번에 늘리기는 어렵다. 정류장 보도 폭이 좁아 설치할 수 없는 곳도 많다.
운영상 어려운 점도 있다. 성동구에서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다 보니 깨끗하고 배려심 있는 이용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고 내부에서 소란을 피우지 않는 등 매너 있는 이용이 필요하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동형 스마트쉼터는 성동구를 대표하는 교통편의 시설이자 주민들의 일상에 꼭 필요한 필수 시설”이라면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포용 정책을 통해 모든 주민이 더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별별행정] 문제 해결과 정책 집행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을 제시하거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으로 공공서비스 품질을 향상한 사례와 인물을 소개합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여행·휴식 제쳤다"…수능 끝나고 하고싶은 일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