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찬 한의협 회장, 취임식서 작심 발언
'양의사 카르텔' 언급하며 비판 이어가
진단기기 사용·일차의료 역할 확대 주장
윤성찬 제45대 대한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은 "전 국민이 양의사들의 눈치만 보는 작금의 현실은 양방 중심 보건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의사의 자유로운 진단기기 사용과 일차 의료 역할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자신이 '양의사 카르텔'을 깰 수 있는 전문가임을 자임했다.
4일 윤 회장은 이날 한의협회관에서 열린 제45대 회장 취임식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유옹 수석부회장도 함께 취임했으며,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등 200여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기현 국회의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축전을 통해 취임을 축하했다. 윤 회장은 "현재 한의계는 물론 보건의료계는 위기의 상황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방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의사가 국민 건강을 위해 마땅히 행해야 하고 할 수 있는 행위들이 건강보험에서 보장받지 못하고,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실손보험에서도 양방 비급여 진료와 달리 치료 목적의 한의 진료까지 보장받을 수 없어 한의학적 치료를 원하는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현실이 한의계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라며 "이제는 양방 획일주의와 양방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더이상 국민, 국회, 정부뿐 아니라 양의사를 제외한 다른 보건의료 직능이 양의사의 눈치만 보는 이 상황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의료공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양방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양방공중보건의사들이 병원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면서 이들이 기존에 근무했던 지방의 의료 소외지역 역시 의료공백의 위기에 처했으나, 한의사를 활용하면 그 공백을 충분히 메꿀 수 있다"며 "한의사들이 일차 의료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최근 양의사단체가 국민들을 겁박하여 의원급의 주 40시간 진료를 천명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거나 2015년 발생했던 양의사 단체의 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보이콧과 같은 사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일차 의료에서 한의사들의 역할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의약이야말로 일차 의료에 적합한 의학…양의사 카르텔 깨부숴야"
또한 윤 회장은 "한의학이야말로 앞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할 일차 의료에 가장 적합한 의학임을 확신한다"며 "진단기기의 자유로운 사용과 제도적 개선을 통해 일차 의료에서의 한의학이 정립된다면, 현대한의학에서 나아가 미래 한의학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의학으로서 전 세계에 K-medi를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3년의 임기동안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할 확대로 더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K-medi를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회장은 취임사에서 '양의사 카르텔'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일차의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환들에 대한 한의원의 치료 효과와 질환 관리는 양방의원과 비교하여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단지 진단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에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양방과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일차의료에서 한의약이 양방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면, 충분히 양의사들보다 국민들의 사랑과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양의사를 견제하고 경쟁하며 카르텔을 깨부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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