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뷰티, 의류 등 소비재 업체들이 최근 소비 지출 둔화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뷰티 업계 위축 전망에 이날 관련 기업들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뷰티 부문이 소비 둔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용 제품 소매업체 울타뷰티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빗 킴벨은 이날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전체 뷰티 카테고리가 가격대와 제품 유형을 막론하고 소비 둔화를 겪고 있다"며 "현재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이 더 빠르게 둔화했다"고 밝혔다.
미국판 올리브영이라 불리는 울타뷰티는 지난 3년간 화장품, 향수, 스킨케어 제품 수요 활황에 힘입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실적 발표에선 올해 2024 회계연도 순매출이 전년 대비 4%가량 성장한 117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 회계연도 성장률 5.7%, 2022 회계연도 성장률 15.6%에 비해 지속해서 둔화한 수치이다.
이날 킴벨 CEO의 발언으로 울타뷰티 주가는 전장 대비 15% 급락했다. 올해 들어선 10%가량 떨어졌다. 같은 날 경쟁 뷰티 업체인 에스티 로더, 코티, 엘프뷰티 주가도 각각 4%, 6%, 12% 하락 마감했다. 킴벨 CEO는 부채 증가, 지정학적 갈등, 다가오는 미국 대선 등을 추가적인 주가 악재 요인으로 짚었다.
WSJ은 이 같은 거시 환경 변화와 더불어 뷰티 업계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최근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소유 뷰티업체 세포라가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나서자, 울타뷰티는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신제품 라인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업계 전반의 매출 성장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이 같은 투자 확대는 기업들에 수익성 악화 부담을 가져올 것으로 풀이된다.
제인 할리 앤 어소시에이트의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제시카 라미레즈는 "올해 뷰티 카테고리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스킨케어 및 웰니스 전반에 걸친 제품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미국 소매 판매 증가율을 2.5%~3.5% 사이로 예측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10년 평균치(3.6%)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 잭 클라인헨츠는 "경제 기반이 비교적 견고하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 변수를 제외하면, 올해 일자리와 임금 상승이 둔화하더라도 경제는 점진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의류 기업들도 경기 둔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빈클라인과 타미 힐피거 브랜드를 소유한 PVH는 올해 1월과 2월 소비 지출 둔화로 인해 2024년 계획에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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