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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러에 기밀 넘긴 美 '최악의 스파이', 감옥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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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FBI 요원 로버트 핸슨 수감중 숨진 채 발견
2001년 체포 때까지 구소련에 정보 팔아

‘미국 정보기관 역사상 최악의 스파이’로 불리는 로버트 핸슨이 5일(현지 시각) 감옥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은 이날 “전직 FBI(미연방수사국) 요원 핸슨이 콜로라도주 플로렌스의 연방 교도소에서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고, 인명 구조 조치에도 깨어나지 않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망 원인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핸슨은 ‘라몬 가르시아’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2001년 체포될 때까지 무려 20년간 구소련에 기밀 정보를 팔았다.


그가 넘긴 정보에는 미국의 최신 무기 현황이나 방첩 기밀, 핵전쟁 발발 시 미국의 전략까지 포함됐다. 그 대가로 핸슨은 140만달러(약 18억원)에 달하는 현금과 다이아몬드 등을 받았다. NYT는 “당시 정부 관계자들은 핸슨의 배신으로 미국이 수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체포 당시 핸슨의 스파이 행각은 미국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6명의 자녀를 두고 버지니아 교외에 사는 평범한 가장에, 매주 교회에 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기 때문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2세에 FBI에 들어간 핸슨은 25년 동안 국가안보부서(NSD)에서 근무했다. 조직 내의 이중 스파이를 색출하는 NSD는 ‘음지’(Dark Side)로 불리며 다들 기피하는 부서였지만,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2009년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연방수사국(FBI) 아카데미에서 진열장에 담겨 있는 로버트 핸슨의 신분증과 명함 [이미지 출처=AFP 연합뉴스]

2009년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연방수사국(FBI) 아카데미에서 진열장에 담겨 있는 로버트 핸슨의 신분증과 명함 [이미지 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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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정보 전문가였던 핸슨은 당시 FBI 요원 및 정보원의 신상명세, 이중 스파이의 정보까지 데이터화하는 시스템의 구축을 맡았다. 특히 1981년부터 체포될 때까지 워싱턴의 FBI 본부에 근무하면서 비밀 정보원의 신상명세와 접촉 방법, 비밀 작전 등 고급 기밀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었다.


핸슨은 1985년 워싱턴에 있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요원과 처음 접촉했고, 철저하게 익명을 사용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 그는 호화 생활도 하지 않았고 술이나 도박과도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첩보 당국은 스파이의 존재를 짐작하면서도 그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핸슨은 이중 스파이 노릇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한 시점에서 불과 5주 전에 꼬리가 잡혔다. 당국은 또 다른 이중 스파이였던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올드리치 에임스 체포 이후로도 정보가 새 나가는 것에 의심을 품고 그의 뒷조사를 했다. 결국 핸슨은 2001년 2월 18일 러시아 요원에게 건넬 정보를 워싱턴DC의 한 공원에 두고 오는 길에 FBI 동료들에게 검거됐다.


핸슨은 체포 이후 진술서에서 “영국의 유명한 이중 스파이였던 킴 필비에게 영향을 받았다”면서 “14세 때 필비의 책을 읽고 이중 스파이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2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핸슨은 미국 교도소 중 가장 보안 등급이 높은 플로렌스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곳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의 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파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인 람지 유세프,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등이 수감된 교도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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