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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재택이 워킹맘 돕는다? 그 속에 담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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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에서 여성 고위직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27%로, 1년 전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스텔란티스 산하의 14개 브랜드 중 푸조, 크라이슬러 등 4개 브랜드 최고경영자(CEO)가 여성이다.


자비에 셰로 스텔란티스 최고인사책임자(CP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결합한 형태)가 여성 고위직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실제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0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의 70%까지 재택근무를 영구히 허용했다. 셰로 CPO는 2025년 여성 고위직 비중이 30%까지 증가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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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는 워킹맘의 고위직 진출을 돕고 직장 내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최선책일까.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근무형태는 남성보다 여성 직장인이 더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글로벌 여론조사 업체 갤럽이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재택·하이브리드 근무를 선호하는 비중이 여성 79%, 남성 64%로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다. 재택근무가 출산율을 끌어올린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인구정보가정조사(DIFS)가 여성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일부라도 재택근무를 하는 여성 직장인이 매일 사무실로 나가는 여성에 비해 아이를 가질 확률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하지만 유연한 근무 형태로 여성들의 가사노동은 오히려 급격히 늘어났다. 미 오하이오주립대 교수진이 2020년 중국, 2021년 한국에서 총 230쌍의 부부를 2주 동안 조사해 재택근무가 집안일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부부가 동시에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남성은 사무실로 출근할 때보다 집안일을 덜 하는 반면 여성은 시간 유연성이 주어지면 가사 업무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와 업무를 동시에 하는 워킹맘은 번아웃에 쉽게 노출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켄지와 비영리단체 린인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직장 내 여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번아웃을 호소한 여성과 남성의 비율 격차는 7%포인트로 2020년 4%포인트에서 확대됐다. "회사에선 재택근무를 하라고 해도 아이가 눈을 뜨기 전에 급하게 가방을 들고 뛰어나간다"는 한 워킹맘의 발언은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재택근무가 여성에 집중되면, 새로운 형태의 ‘유리 천장’이 될 우려도 있다. 잦은 재택근무로 사내 네트워킹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승진에도 영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2015년 중국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승진율은 평균 50% 더 낮았다. 당장 눈앞에 놓인 육아와 가사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하는 워킹맘의 근무 환경 유연화가 자칫 구조적으로 이들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육아 재택근무 도입을 비롯한 각종 저출산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우리 정부도 이러한 재택근무의 장단점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여성 근로자에 대한 보다 세심하고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한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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