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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요지경] 눈 없는 알프스, 얼음 없는 아이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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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세계 곳곳 몸살
알프스 스키장 선인장 자라
캐나다 스케이트장 개장 못 해

인류는 핵전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멸종할 것이라는 경고음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호주 국립기후보건센터 연구팀은 최근 '기후와 관련된 실존적 안보 위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지구생태계 입장에서 기후변화는 핵전쟁에 버금가는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시 체제에 준하는 자원 및 인원 동원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게 심각하다는 기후변화를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시야를 세계로 넓혀보면, 기후변화가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다.


알프스의 '설원'은 어디로…사막서 보던 선인장 무성
알프스의 설원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알프스의 설원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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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눈, 여름에는 에델바이스가 뒤덮인 풍경이 익숙한 알프스 산비탈에는 점점 선인장이 무성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위스 발레주의 알프스 산비탈 곳곳에서 부채선인장이 자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눈이 덮여있어야 할 토지에 선인장이 급속도로 서식하는 모습은, 알프스 지역의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눈 덮인 표면이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선인장은 원래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이며 특성상 수분에 취약해 눈이 쌓인 알프스에서는 살아남기 힘들었다.


선인장은 주변에 사는 낮은 키의 식물들을 밀어낼 수 있어 생태계 파괴 역시 우려된다. 알프스 일대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선인장 제거 활동을 하고 있지만 밟거나 뿌리째 뽑아도 쉽게 죽지 않아 성과가 크지 않다.


지난달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진이 발표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알프스산맥이 눈으로 덮여 있는 평균 날짜는 215일로 지난 600년간 평균보다 36일 적다.


'눈사태 연구소'는 2017년 연구를 통해 "지구 기온이 지금처럼 상승한다면 2100년 알프스의 눈 덮인 지역 중 최대 70%가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친환경 스키장 중 하나인 스위스의 '안제레' 역시 눈이 부족해 슬로프 몇 곳을 폐쇄한 채 올겨울 시즌을 시작해야만 했다. BBC에 따르면 안제레의 관광 책임자인 스테파니 데이크만은 "크리스마스 시즌과 새해 시즌이 유난히 따뜻했다"고 말했다.


도토리 흉작…스페인 명물 '하몬 이베리코' 위기
이베리코 돼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베리코 돼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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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고급 햄 '하몬 이베리코 베요타'도 기후변화 탓에 위기에 처했다. 최고 등급 이베리코 돼지의 주식인 '도토리'가 건조한 기후 탓에 흉작을 겪고 있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난해 스페인 서부 엑스트레마두라주(州)에서 최고등급 하몬인 '하몬 이베리코 베요타'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하몬 이베리코는 스페인 고유 혈통 흑돼지인 '이베리코'의 뒷다리를 염장 숙성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 중에서도 하몬 이베리코 베요타는 자연방목을 통해 도토리나 허브 등 천연사료만으로 사육한 돼지가 주재료다.


최고 등급 하몬을 만들기 위해서는 도축 전 마지막 한 달 동안 흑돼지를 스페인 서부에 위치한 참나무 숲 데헤사에 풀어놓고 이곳에서 나는 도토리를 먹여야 한다.


문제는 이 지역에 비가 오지 않아 흑돼지가 섭취할 도토리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페인은 지난해 기록적 폭염과 가뭄을 겪으면서 도토리를 비롯한 각종 농업 생산품 수확에 차질을 빚었다.


엑스트레마두라는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지역의 강수량은 지난 50년 사이 35% 감소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얼음이 안 얼어서"…세계 최대 야외 스케이트장 위기
캐나다 국가수도위원회(NCC) 소속 직원이 오타와 리도 운하에서 얼음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캐나다 국가수도위원회(NCC) 소속 직원이 오타와 리도 운하에서 얼음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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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는 실외 아이스링크가 기후변화로 얼음이 얼지 않아 예정된 날짜에 개장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타와에 위치한 세계 최대 실외 리도 운하 스케이트장의 얼음은 아직도 얇다. 아이스링크를 개장하려면 최소 30cm 이상 두께의 얼음이 얼어야 한다.


오타와시를 관통해 도우 호수에 이르는 길이 7.7km 정도의 아이스링크는 보통 1월 초 문을 열어 3월 초까지 운영된다. 즉, 원래 계획대로라면 1월 초 개장했어야 하는데, 날씨가 춥지 않다 보니 얼음이 제대로 얼지 못한 것이다.


이례적인 기후변화로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자연스레 겨울 스포츠 시즌도 단축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2018년 미국 내 스키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1982년 2016년 사이 미국의 스키 시즌은 약 34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키 시즌이 줄어들면 겨울 스포츠에 생계와 관련된 경제가 무너진다. 스키장과 스케이트 관련 업종은 타격을 입고 결국 문을 닫거나 기후변화에 맞춰 새로운 업종으로 변경해야 한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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