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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위해선 내부인사 안돼"…임종룡 선출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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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새 회장 내정까지 무슨 일이…

"쇄신 위해선 내부인사 안돼"…임종룡 선출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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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권현지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새 회장 내정자가 발탁되기까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는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1월 18일부터 2월 3일까지 열렸던 총 네 번의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새 수장이 결정되기 전 최종 면접 장소가 알려졌고 최종 면접 당일 후보들이 기자들에게 소감을 밝히던 다른 금융지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이 자진사퇴를 결정하기까지 금융당국 압박이 거셌고, 이후 선발 과정에선 관치 논란까지 불거지다 보니 민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추위 "외부출신이 필요"하다고 판단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5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임 내정자가 결정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지금은 안정보다는 쇄신이 더 필요한 때다. 700억 횡령을 비롯해 사건이 많았다. 외부 출신의 경험 많은 인물이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외부 인물이 맡으면 기존 질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임 내정자의 걸림돌은 공직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따라붙은 '관치금융' 꼬리표였다. 그러나 임 내정자를 당국이 민 인물이라 볼 순 없다는 게 주변인들의 이야기다. 그와 가까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시킨 사람이라 본인이 회장으로 가서 그 조직을 이끌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며 "이번 도전도 정권이나 금융당국의 추천이 아닌 스스로 원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오히려 '관치금융' 논란으로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은 거 같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개입은 '손태승 전 회장을 비롯해 기존 내부 출신은 안된다'는 선까지였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은 '셀프 연임'을 위해 사외이사를 자기 편으로 만드는 '참호'를 구축한 금융회사 수장들의 행태는 용납 못 한다는 신호를 연달아 보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 과점주주에서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이런 분위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결국 외부인사인 임종룡 내정자 쪽으로 무게가 쏠리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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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에 쇄신 바람 불 것…. 직원들은 변화 원해

금융권에선 앞으로 우리금융 내 대대적인 쇄신 바람이 불 것이라 예상한다. 인사는 물론 기업 문화와 업무 방식까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부족한 측면이 많아 증권사 인수를 포함해 이를 보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임 내정자도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을 혁신하고 신 기업문화를 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료들 사이에서 임 내정자는 '개혁의 아이콘'으로 손꼽힌다. 그와 함께 일했던 공직자들은 "'절절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규제 개혁을 절대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집요한 일벌레라 후배 공무원들도 다들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계속 밀어붙여서 어디까지 할 수 있냐를 확인해야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임 내정자는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 23년 만에 보험 가격 자율화, 핀테크 육성 토대 마련, 인터넷뱅크 인가, 우리은행 민영화와 한진해운 구조조정 등을 주도했다. 사모펀드 운용 규제를 완화해 일각에선 사모펀드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달 금융개혁 회의를 열 정도로 시장친화적인 성향"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은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박봉수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임 내정자가 얼마나 설득력 있고 진실성 있는 개혁 방안을 들고 오는지 지켜보겠다"면서도 "기존 (외부 출신 인사 반대) 기조에서 바뀌는 부분은 없다. 당연히 출근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위기 쇄신을 원하는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기회에 조직의 파벌과 보신주의가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 한 직원은 "과거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때 뿌리박혔던 '리스크 거부' 문화와 주인 없는 회사에서 윗선에서 이뤄지는 '내 사람, 내 자리만 챙긴다'는 분위기가 사라져야 한다"며 "시의적절할 때 외부인사가 투입됐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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