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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머니무브]①한발 빠른 자산가들, 위험자산으로 방향 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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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B센터에 종목 문의 크게 늘어
예적금은 감소 투자자예탁금은 증가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불황 초입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크지만 주요 은행·증권사 PB센터에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고객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강달러 진정, 금리 변동성 축소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움츠렀던 대기성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올 들어 은행 예·적금 규모는 줄고,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침체 우려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수익을 좇는 돈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PB센터에는 개별종목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 오인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고객들로부터 '이 종목 어때요'라는 질문이 다시 들어온다"며 "분위기가 확실히 바뀌는 게 느껴지고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초 대비 코스피는 10%(2월1일 종가 기준), 코스닥은 11.8%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이 약 6조54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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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투자자예탁금과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은 설연휴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설 연휴 이후 차곡차곡 늘었다. 1월20일 44조1599억원에서 1월31일 49조2750억원으로 약 5조원(1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은 12조1966억원에서 12조4804억원으로 2838억원(2.3%) 늘었다.


이와 달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814조508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9286억원 줄었다. 한달새 4조원 가까이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예·적금의 증가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한 달간 유통된 돈의 양이 전달보다 27조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었다.

아직 고금리 상황이지만 당국의 압박 탓에 예적금 금리는 자산가들의 성에 차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1월에도 고금리 채권에 돈이 몰렸지만, 이미 차익실현에 나선 후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발빠른 자산가도 적지 않다. 오인아 상무는 "채권은 장기투자를 권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에 샀던 장기채는 현재 16%대의 수익이 난 상황이라 고객들에게 매도를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만기 전 시가 평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한국 국채 20년물과 30년물을 샀을 경우 올 1월 말 기준 보유 기간 투자 수익률은 각각 13.22%, 15.90%로 집계됐다.


투자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면서 자칫 장단을 잘못 맞추면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투자자들의 투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면서 배트를 짧게 잡았던 투자자들은 낭패를 봤다.


여대영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지난해 말 예·적금 금리가 좋을 때 짧게 만기 설정을 하고 올해 3월 정도에 장기로 갈아타려고 했던 분들이 최근 시장금리가 12월부터 선제적으로 떨어지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라며 "특히 국내 상황을 보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정부에서 시장안정자금을 푼 것과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을 이중으로 받아 시장금리가 크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예·적금과 채권 투자로 수익을 낸 자산가들은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1월 한달 동안에는 외국인 매수세가 워낙 강해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31일 하루에만 외국인의 4000억대 매물을 다 받아내는 등 조정 때마다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서 매력이 떨어졌던 꼬마빌딩과 비상장주식에도 투자 문의가 늘었다. 유용석 하나증권 클럽1한남WM센터 PB팀장은 "채권 쪽을 보면 금리 10%대까지 갔던 증권사 확약물이 이제 4%대로 내려왔다"며 "높은 금리를 경험한 자산가들이 현재 금리로는 만족을 못하고 저평가된 위험자산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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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들도 투자 전략을 발 빠르게 바꾸고 있다. 한종석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는 "올해 주식 부문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2차전지·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에 따른 군수산업, 중국 리오프닝 관련 섹터 등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에 따른 수요 회복과 유럽 지역 천연가스 가격 급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등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배경이다. 최근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구리 가격이 연말 이후 급등하며 순매수 우위로 전환되고, 전통적인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의 선행 지표 중 하나인 일본의 공작기계 수주도 반등하는 모습이 관측된다.


국내서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충격이 정책자금 개입으로 다소 완화하고 반도체 세액공제율 인상 법안, 은행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금융투자기관, 보험, 투자신탁기관 등이 순매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김상미 키움투자자산운용 자산배분전략팀장은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 파이팅'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은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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