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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인파 몰린 타임스스퀘어, '돌아온'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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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미국 일상 속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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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2022년 12월31일 밤 11시 59분,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미국의 새해맞이를 상징하는 '볼드롭(Ball drop)' 행사가 돌아온 것이다. 1903년에 처음 시작돼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빠짐없이 실시된 이 행사를 굳이 '돌아왔다'고 표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방역 규제 없이 수백만 인파 속에 '자유롭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일명 '세계의 교차로'로 불리는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인근은 이날 새벽 4시부터 통제구역으로 출입이 폐쇄됐다. 아침 일찍부터 모여든 수많은 인파들은 입장 통로 중 하나인 49번가에서부터 57번가 코너 너머까지 8번 애비뉴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들에겐 종일 내리는 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산이 보안 검색을 통과하지 못하는 탓에 대부분의 이들은 일회용 비옷을 입거나 모자를 쓴 채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었지만 모두의 얼굴은 환했다.

언제까지 팬데믹이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일반인 출입을 모두 통제한 채 비공개로 치러졌던 2020년, 확산하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현장 인원을 소규모로 제한하고 백신접종·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규제를 강화하며 진행된 2021년의 풍경과는 확실히 달랐다. 볼드롭을 보기 위해 남편과 함께 미시간주에서 온 시드니씨는 "내 버킷 리스트"라며 "비가 와도 좋다.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다"고 말했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매트씨는 "오랜만에 축제 같은 볼드롭 행사일 것 같아 기대감에 와봤다"며 "새해 소원은 가족들의 건강"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올해 뉴욕의 새해맞이 행사가 일상의 향연으로 완전히 돌아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 CBS는 "내리는 비에도 수많은 인파가 타임스스퀘어 볼드롭 파티를 위해 모였다"며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현장이 가득 찼다. 팬데믹 이전 규모인 100만명가량이 타임스스퀘어 인근을 가득 채운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잭 브라운밴드, 브룩스앤던 등 스타들도 볼드롭 축하 무대를 위해 총출동했다.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도 무대 위에 올라 축제를 장식했다. 나이, 국적, 인종을 막론하고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모두의 얼굴에는 새로운 한 해를 앞둔 기쁨과 기대감이 넘쳐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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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볼드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직경 12피트, 무게 1만1875파운드의 대형 크리스털 볼(이브 볼)이 빌딩 꼭대기에서 40m 높이의 깃대를 따라 천천히 내려오는 '한 해의 마지막 60초'다. 이 무대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크리스털 볼은 1999년부터 매년 다른 테마로 디자인되고 있다. 공예장인의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크리스털 패널 2688개 가운데, 매년 192개가 테마에 맞춰 새롭게 제작, 교체되는 방식이다.

2022년을 마무리하고 2023년을 맞이하는 크리스털 볼의 테마는 바로 '사랑의 선물'이었다. 제작에 참여한 워터포드 크리스털의 공예장인 톰 브레넌은 하트 8개가 꽃잎처럼 연결된 크리스털 볼 문양에 대해 팬데믹 기간을 견뎌낸 모든 이들의 "얽히고설킨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행사 전 그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새해맞이 행사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 순간을 위해 친구,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이는 것은 당연히 여겨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난 팬데믹 기간을 돌이켰다.


2023년1월1일0시.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하늘에 흩날린 1t 규모의 오색색종이와 함께 '올드 랭 사인'과 '뉴욕뉴욕' 노래가 타임스스퀘어에 울려 퍼졌다.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흔한 일상, 그 일상의 소중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큰 교훈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행복은 결코 거대 담론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또한 모두가 소소한 일상 속에 매일 행복을 발견해가는 2023년이 되길 바라본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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