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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등 수술, 촛불 콘서트 … 암흑천지의 우크라이나

최종수정 2022.11.30 22:30 기사입력 2022.11.30 22:30

러시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절반 손상
LED 전등, 보조배터리, 발전기 등 사려는 시민들 몰려

지난 22일(현지시간) 남부 헤르손의 한 병원 의사들이 어두운 수술실에서 러시아군 공격에 부상당한 13세 남자 어린이의 왼쪽 팔 절단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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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에너지 기반시설이 파괴돼 전력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암흑과 추위에 적응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간시설이 파괴되면서 정전과 단수가 반복되자 시민들이 보조배터리, 발전기, 촛불 등으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에는 수도 키이우의 한 병원에서 14살 소년의 심장 수술이 진행되던 중에 전기가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70여발을 퍼부으면서 수술실은 일시 정전이 됐지만, 수술을 멈출 수 없었던 의료진은 즉시 발전기를 가동하고 손전등을 든 채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전날 어린이의 팔 절단 수술이 진행되던 남부 헤르손의 한 병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몇 차례 폭발음이 들린 뒤 수술실의 전등이 모두 꺼졌지만 의료진이 손전등 등을 이용해 수술을 이어갔다.


보리스 토두로우 심장병원장은 "러시아의 잔혹 행위가 우크라이나 사회를 더욱 단결시키고 있다"며 "누구도 예외 없이 승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미용사들도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머리를 깎고 있으며, 음악가들은 콘서트홀에 촛불을 켜놓은 채 공연하고 있다. 전자제품 상점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전등, 보조배터리, 발전기 등을 사려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집중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은 전력난을 겪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잇따른 공습으로 현재 에너지 시설 50% 이상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수요가 높아지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스 헨리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 국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의 절반이 손상되거나 파괴됐으며 현재 1000만명 정도가 정전을 겪고 있다"며 "올겨울은 우크라이나인 수백만명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보건·에너지 부분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병원과 의료시설 수백개가 더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은 물론, 연료와 물, 전기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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