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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천안문 사태 이후 첫 대규모 시위…시험대 오른 習 제로코로나

최종수정 2022.11.28 10:33 기사입력 2022.11.28 10:28

도심서 "자유" "봉쇄해제" 외치며 행진
"習 치하 제로코로나에 대한 심각한 시험"

27일 밤 외교공관이 밀집한 베이징의 량마챠오(亮馬橋) 부근에서 수천명의 인파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사람들을 풀어줘라"라고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출처= 웨이보 등 현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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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경제 도시인 상하이와 광저우 뿐 아니라 정치 수도 베이징에서도 '자유'를 외치는 인파가 당국의 제지에도 도심 한복판을 행진했다. 이 같은 대규모 시위는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3년간의 봉쇄와 극도의 생활 통제에 지친 중국인들의 저항에 부딪히며 시진핑 국가 주석 주도의 '제로코로나' 방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8일 중국 웨이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우한, 쓰촨, 윈난, 청두 등 전국 각지에서 제로코로나 방역을 거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24일 신장 위구르 우루무치에서 10여명이 사망하는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지나친 봉쇄로 구조작업이 방해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는 봉쇄에 따른 불편과 지나친 통제에 대한 저항이 들불처럼 번지는 분위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현지 전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2명(무증상 3만6304명 포함)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섰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700여명 수준이던 중국의 확진자 수는 열흘 만에 1만명대(11월10일)로 급증한 이후 연일 빠르게 늘고 있다.


확진자 수에 비례하게 봉쇄 지역이 늘자 베이징에서는 외교공관이 밀집한 량마챠오(亮馬橋) 부근에서 밤새도록 수천명의 인파가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사람들을 풀어줘라"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도 주말 사이 학생들이 백지 플랜카드와 붉은색 느낌표가 있는 종이를 들고 나와 시위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할 경우 검열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는 일종의 침묵시위다.


현지 언론은 이 같은 상황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지만, 위챗과 SNS 등을 통해 관련 동영상은 삽시간에 퍼졌다. 현지인들 역시 댓글로 이들을 지지하며 동참의지를 밝히고 있다. 전날 최루탄으로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비판을 받은 공안들은 이날 행진로를 막는 선에서만 시위대를 통제하는 등 여론을 크게 의식하는 분위기다. 두살배기를 데리고 팡창(方艙·컨테이너 형태의 집단 격리시설)으로 격리되려는 가족과 따바이(大白·흰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들을 이웃들이 막아서 자가격리할 수 있도록 하라고 반발하거나, 뚜렷한 근거없는 봉쇄의 배경을 따져물어 해제를 이끌어 낸 거주민들의 동영상도 확산하며 호응을 얻고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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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우루무치중루(中路)에서는 촛불을 들거나 휴대전화 라이트 불빛을 켠 인파가 "독재는 안된다" "봉쇄를 풀어라"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했다. BBC등 주요 외신은 시위 참여 인원이 수천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윈난에서는 학생들이 기타 등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는 평화시위 모습이 촬영돼 SNS에 퍼졌다. 이밖에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등 각국의 중국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행진 시위와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시위는 1989년 학생들과 시민들 주도로 민주화 운동이 벌어졌던 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내용과 무관하게 현수막을 내거는 일 조차 제지를 받는 통제사회 중국에서 매우 이례적 저항인 셈이다. 현지 방역 당국은 성난 민심을 조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를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전날 베이징 방역 당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임시 봉쇄기간은 24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과도한 격리와 봉쇄를 금지하고, 소방도로나 동 입구, 단지 입구를 차단해서는 안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바깥 출입을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일 1~2시간여를 기다려 핵산검사를 받아야 하고, 전국 택배와 배송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일상의 불편함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고수해온 '제로코로나' 방역 지침이 전면 철회되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이다.


이번 소요사태와 관련해 시나 체스트넛 그라이턴스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진핑 주석 치하에서 만들어진 사회통제도구(제로코로나)에 대한 심각한 시험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드류 톰슨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부실한 거버넌스와 잘못된 전염병 관리 등에 대한 좌절의 표현"이라면서 "당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시 주석에게는 확실히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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