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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조명까지 꺼졌다"…러시아발 에너지난에 혹독한 겨울 맞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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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10배 넘게 올라
서부 유럽, 에너지 절약 힘쓰는 중
동부 유럽서 땔감 쓸 나무 모으기도
세계은행 "에너지 의존 탈피 위해 상당 기간 걸려"

유럽 각국은 올해 겨울 에너지 부족 위기가 현실화할 것을 대비해 에너지 절약에 힘쓰는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럽 각국은 올해 겨울 에너지 부족 위기가 현실화할 것을 대비해 에너지 절약에 힘쓰는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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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유럽 각국은 에너지 절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스값 폭등으로 전력 요금 인상이 현실화하자 유럽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2일 돌연 가스 누출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해저관의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했다. 지난 26일에는 노르트스트림 해저관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3건의 가스 누출 사고까지 벌어져 에너지 불안은 커지고 있다.

30일 기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인 네덜란드 TTF 가격(10월물)은 메가와트시(MWh)당 207.18유로 수준으로 거래됐다. 메가와트시당 19유로 수준이던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10배 넘게 올랐다.


가스값 폭등은 전력 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영국 환경 부문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도매 전기 요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배 높은 최저 155유로에서 최고 544유로를 기록했다.


유럽 각국은 올해 겨울 에너지 부족 위기가 현실화할 것을 대비해 에너지 절약에 힘쓰는 중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조명은 평소보다 1시간 넘게 일찍 소등됐다. 평소 일몰 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매시 정각마다 5분간 조명 쇼를 하는 에펠탑의 모든 조명은 이날 오후 11시45분 모두 꺼졌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조명은 평소보다 1시간 넘게 일찍 소등해 오후 11시45분 모두 꺼졌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조명은 평소보다 1시간 넘게 일찍 소등해 오후 11시45분 모두 꺼졌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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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프랑수아 마르탱 에펠탑 관리 책임자는 AFP통신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매우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조치로 에펠탑 연간 전력 사용량이 약 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파리시는 에펠탑 조명 소등과 더불어 에너지 사용량을 지난해보다 10% 절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지난 13일 "오는 23일부터 파리의 공공건물 조명을 오후 10시부터 소등할 것이며, 난방 온도도 18도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서부 유럽 국가들도 겨울철 난방 온도를 제한하고, 야간 조명을 끄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동부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슬로바키아는 치솟은 전기 요금으로 최악의 경우 자국 내 전력 공급을 국유화하는 계획까지 고심하고 있다. 에두아르트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헤게르 총리는 "수십억 유로 규모의 유럽연합(EU) 지원 없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슬로바키아를 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너지거래소(EEX) 자료에 따르면 현재 슬로바키아 전력 요금은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의 육상인입 기지가 있는 독일 루브민에서 가스관 개통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에너지 가격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의 육상인입 기지가 있는 독일 루브민에서 가스관 개통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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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에서는 주민들이 겨울을 대비해 땔감으로 쓸 나무를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불가리아에서 나무를 구하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700만 명의 불가리아는 인구 절반 정도가 여전히 나무로 난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통계청은 불가리아 인구의 25% 정도가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 속 유럽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침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지난 27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유럽연합의 국내총생산(GDP)이 4분기부터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이미 러시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산업 공급망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붕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해선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지난 28일 미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 연설에서 "세계 에너지 생산이 러시아 의존에서 벗어나 다변화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위험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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