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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재고 비상]쌀 때 사두자…유가 내리자 정유 재고도 쌓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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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축…안정화 시점 전망 불투명
천연가스 대체재 경유 수요 증가 대응

서울의 한 주유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주유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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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도시 봉쇄 등의 여파로 글로벌 석유 제품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의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수입량은 약 3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강달러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6개월 새 32% 떨어지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원유를 사들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싼값에 원유를 사들여 재고를 쌓은 뒤 추후 수요가 살아날 때 비싼 값에 팔면 재고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석유제품 재고는 7178만배럴로 전년 동기(6406만배럴)보다 12.1% 증가했다. 원유 재고도 4323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03만배럴보다 5.3% 늘었다.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는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 축소 우려로 지난 3월 130달러 선을 돌파했으나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며 이달 다시 8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7월 원유 수입량은 9817만6000배럴로 2019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32.6%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올해 2월 7928만4000배럴과 비교해도 23.8% 늘어난 수준이다.


통상 정유사들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진작 등이 판단될 때 원유 수입량을 늘린 뒤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관련 지표들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지난달 기준 배럴당 9.1달러로 올해 6월(24.5달러) 이후 매달 급하강했다. 하반기 들어서만 63% 하락한 것이다. 이달 첫째 주 정제마진도 8.4달러에 그쳤다.

올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이유는 고유가 호황 덕이었다. 유럽과 미국에선 공공재 성격의 지하자원인 원유 시추를 독점하는 에너지 회사에 초과이윤을 횡재세로 환수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국내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앉아서 돈방석’에 올라탄 정유사들의 초과이익분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제유가 안정화 시점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가 등락 요인이 혼재하고 있어서다. 매출원가에 영향을 주는 중동산 원유 가격(Official Selling Price·OSP)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유가 하락 전망에 힘을 싣고 있지만, 동절기 유럽의 에너지 대란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통제로 인한 수급 불안은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합적인 상황에서 원유 수입량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천연가스 대체재인 경유 수요 증가를 꼽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기 위축과 중국 경제 악화로 4분기 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올겨울에는 천연가스 급등 여파로 난방 목적의 경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정유사들은 지난 7월 한 달간 3282만배럴의 경유를 생산하면서 석유공사가 공식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입량을 늘린 것은 가동률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올 7월 원유 정제시설 가동률(83.6%)로 30개월 만에 최대로 올라왔다"며 "유럽 에너지 대란에 대비해 경유 생산을 늘려서 공급하는 것이 정유사 입장에선 또 다른 수익원 창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매출에서 경유 비중은 약 30%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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