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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원한 거 아니었어?" Z세대가 사무실 나가려는 이유[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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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원한 거 아니었어?" Z세대가 사무실 나가려는 이유[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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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Jobland)'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요. '커리어를 쌓는 공간(Careerland)'에 있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배우기 위해 이들과 함께 해야할 겁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호주의 한 행사 기조연설에서 사무실 출근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고먼 CEO는 재택근무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거나 집에서 게으르게 일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직원들이 동료들과 떨어져서 원격으로 근무를 하면서 기술을 어느 수준까지 개발할 수 있을까를 걱정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내 역할은 직원들을 교육하고 기술을 개발하도록 해 전문가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사무실 출근을 장려했습니다.

◆ Z세대가 사무실에 나가길 원한다고요?

그동안 사무실이라는 공간은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주변 동료로부터 업무나 관련 기술을 배우는 것이었어요. 회사의 공식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익히기 어려운 업무의 구체적인 부분들을 옆에서 바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이죠. 근무의 유연성을 강조해왔던 Z세대가 사무실로 발길을 내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섭니다.

미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Z세대는 사실 재택근무를 싫어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이 기사에 인용된 니콜라스 블룸 스탠포드 교수와 호세 바레로 멕시코자율공과대학(ITAM) 교수, 스티븐 데이비스 시카코대 교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 풀타임 재택근무를 원하는 근로자 비중을 보니 20대가 24%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30대는 29%, 40대는 33%, 50~64세는 41%로 갈수록 확대됐어요. 의외의 결과죠?

(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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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젊은 전문직 직원들이 재택 근무를 가장 먼저 추진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가장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커리어에 잘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줄 직접적인 멘토를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이 자녀들이 있거나 출·퇴근 시간이 긴 외곽에 살지도 않아 재택근무에 대한 니즈가 조금 더 낮다는 것이죠.

◆ 자기개발 욕구 높은 Z세대 "멘토와 좋은 사무실 원해요"

조금 더 그 내막을 들여다보자면요. 리서치회사 제너레이션랩이 지난해 7월 미국 대학 졸업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걸 원했다고 해요. 재택근무를 했을 때 무엇이 문제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4%가 사무실 내에서 형성되는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했고, 41%는 멘토링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또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상사에게 별도의 자료를 받거나 줌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피드백을 받길 원했다고 해요.

"재택 원한 거 아니었어?" Z세대가 사무실 나가려는 이유[찐비트] 원본보기 아이콘


이전 찐비트 기사(5월 25일 '"3년 뒤 근로자 4명 중 1명은 Z세대" 그들이 원하는 것은?')에서 한번 말씀 드렸듯 Z세대는 자기개발에 대한 니즈가 강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의 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는 최대 5%의 임금을 깎으면서까지 자신의 커리어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40%가 그렇다고 답해 전체 평균 응답률(26%)을 크게 뛰어넘을 정도였어요. 이러한 특성의 사회초년생인 Z세대들이 현 시점에서 재택근무 환경이 유지되면 자신이 앞으로 일할 분야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쌓는 것이 어렵고 초반에 배워야할 업무 스킬을 익히는 데 한계를 느끼는 것이죠.


여기에 사회생활 막 시작한 초년생이다보니 재택근무를 할 집이라는 공간이 여유롭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줍니다. 룸메이트나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또는 혼자 좁은 집에 살고 있는데 그 집에서 일을 하려다보면 일과 생활의 분리가 어렵고 업무 환경 자체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죠. 링크드인이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 4개국에서 18~25세 Z세대 청년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무실 출근을 원했던 Z세대 중 30%는 일과 생활의 분리, 24%는 생산적으로 일하기 좋은 환경, 23%는 동료와의 관계 구축 기회, 21%는 멘토링 등을 이유로 꼽았어요.

◆ 유연성도 원하는 Z세대

그렇다고 해서 Z세대가 유연근무를 포기하고 전원 사무실 출근을 원한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지난 1~2월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Z세대는 전 연령대 평균 응답률(38%)을 넘어선 절반 이상이 재택근무 여부 때문에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고요. 컨설팅 업체 매킨지 설문조사에서도 18~34세 직장인의 60% 가량이 사무실 출근 여부를 선택할 수 없다면 퇴사할 의향이 있다는 답을 하기도 했어요.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지난달 21일 "인재 부족과 유연근무 정책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있다"면서 건설, 금융, 제조업 등 재택근무가 어려운 업종이 대학 졸업생들에게서 인기가 떨어지고 기술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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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점을 종합해보면 결국 Z세대는 업무의 유연성은 일정 부분 확보하되 일과 삶의 분리가 가능하면서 업무 노하우 등을 배워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일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 전원이 출근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블룸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이 방식이 직원들의 자유를 제약해 인기가 없긴 하지만 특정일에는 사무실을 북적하게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평가했어요.

Z세대는 2025년 전체 노동가능인구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이 원하는 자기개발과 업무 환경의 개선은 결국 기업의 생산성과 직결됩니다. 일의 미래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이러한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근무 형태를 찾는 것은 향후 인력 확보와 유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될 겁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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