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는 존중하지만 예외 요구는 지지 못해"… 청년 당원들도 등 돌린 박지현

절차적 공정성 등 2030 당원 비판 나와
朴 "어떤 이유인지 문서로 남겨달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더불어민주당 청년 당원들이 박지현 전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잇달아 철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대표 출마 문제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마찰을 빚은 과정을 지켜보면서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청년들마저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청년단체 관계자는 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박지현 전 위원장이 던지는 메시지와 가치를 지지했지만 정당 내에 룰이라는 게 있는데 이를 전혀 존중하거나 수용하지 않는다고 느껴졌다"며 "단체에서도 이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청년 당원들의 분위기가 바뀐 건 당대표 선거 출마 자격을 요구하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당 지도부가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선거 출마를 불허했는데, 피선거권 예외를 허용해달라는 요구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단체 관계자는 "피선거권이 없는데 출마를 강행한다는 것에 대해선 지지할 수 없다"고 했다.

다수의 2030세대가 절차적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자신에게만 기존 당원들과 다른 기준을 부여하기를 요구하는 것까지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당 대학생위원회 소속인 이설아 경기도당 부대변인도 "폭력적인 팬덤 정치와 결별하자는 등 상식적인 선에 대해 이야기를 해온 점을 지지했으나 이미 피선거권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건 지금까지 말해왔던 것과 반대되는 태도"라며 "당 대표 선거가 끝나고 마땅히 다른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진짜 ‘토사구팽’이라고 볼 수 있지만 꼭 당대표로서 평가를 받아야 하나 싶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나 당대표 출마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어떤 이유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냥 안 된다고만 하니까, 명확히 어떤 이유인지 문서로 남겨 달라는 것"이라며 예외 조항에 대해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 외부 인사를 영입하려고 만든 조항"이라고 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