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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보지 말고 인생 즐기라더니…비트코인 '올인'에 디폴트 위기 몰린 엘살바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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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 투자로 약 824억원 손실 입은 것으로 추정

2021년 10월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21년 10월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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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우석 기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최근 가상화폐 가격 폭락 등으로 인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 가격 폭락으로 비트코인 투자 금액의 약 60%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에 엘살바도르 국민의 비트코인 사용량도 급감하고 있고 가상화폐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도 실패하면서 국가 재정도 심각한 위기를 맞닥뜨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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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지지자로서 지난해 전체 투자 예산의 15%를 비트코인 활성화에 투입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지갑 애플리케이션(앱) '치보(chivo)'를 내려받는 국민에게 엘살바도르 국민 연간 평균 수입의 1% 가량인 30달러(약 3만9000원)을 지급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자국 성인의 60%(300만명) 가까이 치보를 내려받았다고 밝혔지만,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공개된 전미경제조사국(NBE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초 지원 금액(30달러)을 사용한 이후에도 계속 앱을 이용하는 이들은 치보 사용자 중 10%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서는 앱을 새로 내려받은 국민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 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비트코인이 법정화폐가 된 지난해 9월 이후, 비트코인을 거래한 기업은 전체의 14%, 비트코인 거래에 사업적 가치가 있다고 답한 곳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관련 신규 등록 기업도 48곳에 그쳤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추진했던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표시 국채 발행 계획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금융환경 악화를 이유로 지난 3월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 가격까지 폭락하면서 엘살바도르 정부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앞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락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투자는 안전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약세장을 마친 뒤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라며 "차트를 보지 말고 인생을 즐기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엘살바도르는 오늘 비트코인 80개를 1만9000달러(약 2485만원)에 샀다"며 "비트코인이 미래다. 저가에 팔아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이번 매입 전까지 부켈레 정부는 9차례에 걸쳐 비트코인 2301개를 매수했다. 매입 총액은 약 1억560만달러(약 1381억원)로 추정된다.


엘살바도르의 프란시스코 가비디아 대학이 발행하는 잡지 디스럽티브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 투자로 인해 6300만달러(약 824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NYT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연료와 식품 가격 안정을 위해 보조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엘살바도르 정부의 재정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가운데, 내년 1월 8억달러(약 1조458억원)를 시작으로 연이어 돌아오는 외채 상환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또한 무리한 비트코인 도입으로 대규모 공공재정 지출 축소와 디폴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다가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정경대(LSE)의 공공정책 전문가인 프랭크 무치는 부켈레 대통령이 그동안 건전한 경제정책 운용보다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더 신경 써 왔다면서 그 결과 엘살바도르가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우석 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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