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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전기요금, 중장기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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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사진 = 아시아경제DB]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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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나섰다. 한국전력 적자가 심상치 않아서다. 지난 1분기 적자가 이미 8조원에 달하고 올해 적자는 무려 2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연료비 상승이다. 석탄은 작년 이 맘 때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고 가스는 1.5배 올랐다. 전력거래소의 에너지 원별 전기 가격인 정산단가를 보면 지난달 평균 석탄화력은 kWh당 129원이었고 LNG는 무려 162원으로 139원인 태양광보다 비쌌다. 그나마 원전이 39원으로 적자 확대를 막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한전 적자는 송전망 확충, 재생에너지 확대 등 탄소중립을 위한 한전의 역할도 위태롭게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전력시장 독점기업의 요금 인상을 달가워 할 국민은 없다.


단기적으로 한전 적자를 해소하려면 전기요금 인상밖에는 답이 없다.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한전의 적자가 쌓이고 에너지 수입도 많아지는 상황이다. 그만큼 정부는 요금 인상과 더불어 전기 절약을 유도할 수 있는 시책을 펴야 한다. 한전이 흑자를 내던 시절에 완화한 누진제도 다시 강화해야 한다. 이같은 방안을 통해 서민층에 가해지는 전기요금 인상 부담도 덜 수 있다.

산업용 전기도 마찬가지다. 현재 산업용 전기는 누진제가 없다. 전기 사용량에 따라 누진제 도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한 수요반응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적자 확대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첫째가 전력구매계약(PPA) 확대다. 이미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PPA를 허용하고 있는데 원전도 허용해야 한다. 화석연료의 가격 변동을 피하고 탄소국경 조정세의 부담이 큰 기업에게 활로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소비자 선택 강화다.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가스, 원자력 등을 선택해 전기를 산다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저항이 작을 수 있다. 장기 전원 정책에 소비자 의견을 반영할 수도 있다.

셋째는 전력거래 최고가격제 조정이다. 전력시장은 하루 중 최대 수요를 감당하는 전기의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으로 한전이 전기를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전의 발전 자회사는 전기 가격 결정시 발전원가를 고려하도록 해 과도한 이익을 볼 수 없도록 했다. 반면 민간 발전사는 낮은 가격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도 최고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할 수 있다. 요즘 같이 최고가가 치솟는 때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전기의 공공성을 고려해 최고가격제와 원가주의를 혼합하는 조정이 필요하다.


넷째로 전력산업기반기금에 전기요금 안정 기능을 둬야 한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기 소비자가 적립한 기금이다. 전기요금이 대폭 오른 시기에는 적립금을 활용해 요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 기금은 전력산업을 위한 재원이지만 한전 부담은 없다. 전기요금 안정화 기능을 넣는다면 한전 이익이 클 때 기금에 일부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은 원전 비중 확대다. 원전은 한전 적자는 물론 전기요금 상승 압박도 그나마 완화했다. 원전 이용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공기업인 한전의 적자를 내버려둘 수는 없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단기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변동성을 억제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한국원자력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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