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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맨' 순혈주의 깨고 의사결정 체계 단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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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계열사 수장들 교체 … 강희태 유통BU장 퇴진
기존 BU 조직 해체 … 계열사 CEO에게 더 많은 권한 부여

'롯데맨' 순혈주의 깨고 의사결정 체계 단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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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던 기존 비즈니스유닛(BU) 체제를 폐지해 단순화하고, 인위적으로 한데 묶어뒀던 계열사를 과감히 떼어냈다. 동시에 전통적으로 내부 인재를 키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그룹의 주력 사업까지 적극적으로 외부인사에 맡기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평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순혈주의 버리고 외부인재 적극 영입

25일 단행될 롯데그룹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순혈주의 탈피와 외부인재 수혈로 요약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이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전환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우선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했던 유통과 호텔&서비스 BU장이 전격 교체됐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이 감안됐지만 명암을 가른 것은 3분기 실적이었다.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6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늘었다. 백화점 3사 중 매출 규모는 가장 컸지만 성장률은 3사 평균에도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21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희망퇴직 비용 600억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지만 신세계 백화점이 같은 기간 매출 5096억원,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5%, 81.3%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에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통합 온라인 몰 ‘롯데온’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롯데온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점도 이번 강희태 부회장 교체의 주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호텔롯데 역시 3분기 매출 3조16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4% 늘었지만 여전히 2476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가 백화점 대표로 임명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 정 대표는 2019년 롯데로 자리를 옮기기 전 신세계그룹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신세계맨’ 출신이다. 그동안 롯데백화점 수장은 전통적으로 ‘롯데맨’이 맡아왔던지라 이번 정 대표의 기용은 유통 부문의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그만큼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롯데그룹은 올해 3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9월에는 배상민 카이스트(KAIST) 교수를 사장급인 디자인경영센터장에 임명한 바 있어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수장과 고위 임원직에서도 외부 전문가 영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더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롯데그룹이 BU를 없애는 것은 2017년 2월 조직 개편 이후 약 5년 만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들을 4개 HQ(△유통 △화학 △식품 △호텔)로 바꾸기로 했다. 기존에 4개 BU(△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는 폐지된다. 기존 조직 체제에선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그룹 내 사업 실행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고, 특히 유통BU와 호텔&서비스BU의 경우 실적 악화로 인해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조직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신동빈 회장도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할 것을 특별히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BU 체제는 신 회장이 2017년 검찰 수사 등으로 경영에 차질이 생기며 도입한 것으로, 4개 분야에 독립체제를 구축해 수평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었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내 다양한 산업군이 있다 보니 계열사 간 교류와 협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할 필요도 있다"며 "그만큼 각 사 경영과 실적에 대한 책임 또한 무거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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