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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대기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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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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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기업 정서'는 뿌리가 깊다. 이 '반기업 정서'는 실은 '반(反)대기업 정서'다. 반기업 정서가 자라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업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다만 최근 기류가 조금 바뀌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주식투자 열풍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을 1% 미만 보유한 소액주주는 총 454만6497명이었다. 회사가 뒤통수를 치지 않는 한 주주들은 대체로 회사를 지지한다. 뒤통수를 치는 행위란 느닷없는 물적 분할, 합병 등 구조조정과, 신주·전환사채 발행과 같은 대규모 자금 조달로 유통주식량의 폭발적 증가 등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는 조치들이다. 물론 이와 같은 구조조정은 꼭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대규모 성장 동력이 되며 합법적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당장 기존 소액주주의 주가 하락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경우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블랙록과 같은 대규모 국제펀드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주창하는 것도 특별히 지배구조(G)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기업지배구조를 변경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지 않는 기업 이사회에 대해 망설임 없이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매년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의 하나로 1인당 GDP(GDP per capita) 전망을 내 놓는다. 최신 자료인 2021년 4월 추정치를 보면, 스위스 2위(9만4700달러), 미국 5위(6만8310달러), 일본 23위(4만2930달러), 한국 26위(3만4870달러), 중국 56위(1만1820달러), 러시아 59위다. 60위 밖 개인소득 하위권 국가들의 특징은 세계적 대기업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전체 매출액은 전 세계 GDP의 3분의 1을 넘었으며 매출액 31조7000억달러, 순익 1조6000억달러고, 전 세계에서 697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말하자면 국가경쟁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글로벌 대기업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기업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혁신 산업을 선도할 수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로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도기업'이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글로벌 상위 500대에 속하는 기업으로, 'S&P Capital IQ'에 등록된 전 세계 외감기업 중 281개사만 해당한다(2020년 기준 매출액 25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 이상). 한국은 겨우 6개뿐인데, 한전을 제외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POSCO 등 5개사가 제조업체다. 이들의 경쟁력도 매우 취약해 최근 3년간 매출액증가율은 (글로벌 평균이 5.8% 증가한 반면) 0.4% 감소했다(한국경제연구원 추산). 2020년 말 기준 한국 상장회사 수는 2268개이고, 시가총액은 2365조원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얼추 480조원인데, 2020년 8월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228억달러(2674억원)이다. 애플 한 회사의 시가총액이 한국 주요기업 2268개 전체 시가총액을 넘어선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규제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 아닌가.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을 벌이는 대기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때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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