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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人사이드]마윈을 거절한 亞 '마크 저커버그'…中 당국 눈엣가시로 전락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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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싱 메이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왕싱 메이퇀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왕싱 메이퇀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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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마윈이 탐낸 남자. 마윈을 거절한 남자.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의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왕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늘날 메이퇀은 중국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앱으로 자리잡았지만 시작은 아주 미미했다. 창업에 수 차례 실패한 끝에 탄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왕싱은 중국 정부가 개혁개방을 외치던 1979년 중국 남동부 푸젠성 롱옌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릴적 머리도 총명하고 공부도 잘해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모범생이었다. 그 중에서도 왕싱은 일찌감치 컴퓨터에 관해 두각을 보였는데, 그가 중학생이던 1992년, 애플2 컴퓨터를 모방한 제품에 재미를 붙였다. 그런 그를 지켜본 부모님은 개인용 컴퓨터를 선물했다. 메이퇀 창업의 시초가 된 순간이었다. 당시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인터넷 접속이 안되던 1990년대 중반에 그는 모뎀을 사서 컴퓨터에 연결해 멀리 떨어진 광저우와 선전의 온라인 게시판에 접속할 수 있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러한 그의 관심사를 반영하듯 타고난 머리와 후천적인 노력까지 더해 중국의 명문대학인 칭화대 전자공학과에 합격하게 된다. 칭화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 해외에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그는 미국 델라웨어대학에 진학해 박사과정을 밟던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렌즈터'를 알게되고 이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된다. 왕싱은 훗날 이 때를 회상하며 "SNS를 보고 매우 흥분했으며, SNS가 앞으로 정보 흐름의 인프라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왕싱은 그렇게 창업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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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귀국해 왕싱이 처음으로 내 놓은 SNS가 바로 2004년의 두어두어요우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너무 이른 서비스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왕싱은 굴하지 않았다. 이듬해 중국 대학생들을 겨냥한 페이스북인 샤오네이왕을 만들었다. 전작보다는 널리 알려지며 인기를 끌었다. 한 때 가입자수가 3만명을 넘는 등 중국의 마크 저커버그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을 확대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했다. 왕싱은 1년만에 중국 종합인터넷그룹인 치엔시앙에 샤오네이왕을 매각했다.이어 중국판 트위터인 판퍼우왕 및 해외거주 중국인과 연결해주는 하이네이왕을 잇따라 개발했지만 이번에도 자금력의 문제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연이은 실패에도 왕싱의 창업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그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인용해 "이건 끝이 아니고 끝의 시작도 아니다. 하지만 시작의 끝이라고 볼 수 있다"는 글을 올리며 창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 차례 실패에도 물러나지 않았던 왕싱의 의지는 결국 결실을 맺었다. 2010년 3월 중국 최초의 소셜커머스 기업 메이퇀이 탄생한 것이다.


음식배달 서비스로 시작한 메이퇀은 티켓예매, 맛집 검색, 숙박예약 등 전 분야에 걸쳐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8년 1월에는 메이퇀다처를 런칭해 차량호출사업에도 진출, 이어 4월에는 공유자전거업체 모바이크를 인수하며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른바 중국인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생활필수앱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왕싱 메이퇀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왕싱 메이퇀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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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이퇀은 배달대행업계 1위다. 지난해 기준 메이퇀에 등록된 배달원수는 950만명으로 1000만명에 육박한다. 이 중 약 100만명이 매일 배달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문 배달업 종사자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IT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배달원이란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 고용안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중국 당국의 눈엣가시로 전락했다. 왕싱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공산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한시를 SNS에 올리면서다. 이에 중국당국은 메이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며 지난 8일에는 독점금지법 위반을 이유로 34억4000만위안(약 64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메이퇀의 연매출 3%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는 뜻밖의 '호재'로 작용했다. 오히려 메이퇀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이에 대해 CNBC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벌금 수준이 약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왕싱의 롤 모델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베이조스와 다르다. 왕싱의 최종 목표는 모두가 더 잘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가 수차례 강조했던 '소비자만 생각하겠다'는 경영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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