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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한번이면 연봉 번다…부동산 '초피' 단타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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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형숙박시설, 경쟁률 수천대1 광풍
아파트 대비 규제 문턱 낮아 수요 몰려
당첨 취소해도 불이익 없어 '묻지마 청약'

13일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13일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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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클릭 몇 번 해서 당첨만 되면 남편 연봉이에요. 안 할 이유가 없죠."


결혼 9년 차 A씨(39)는 오전 7시 눈을 뜨면 스마트폰을 먼저 집어든다. 부동산 관련 기사 스크랩과 청약 등 부동산 투자 관련 정보가 올라오는 카카오톡방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현재 들어가 있는 카톡방만 11개다. 최근 크게 관심을 기울이며 보고 있는 투자처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이다. 그는 최근 ‘생숙’ 청약에 온가족 명의를 모두 동원해 청약을 넣고 있다. 당첨되면 ‘초피(계약 전 분양권 전매)’를 받고 빠져나온다는 전략이다.

생숙·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등 비(非) 주택상품에 대한 부동산 투자 열기가 과열을 넘어 광풍 단계로 치닫고 있다. 아파트 등 기존 주택에 대한 대출·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규제가 없는 곳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분양되는 생숙은 잇따라 세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생숙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876실에 57만5950건의 청약이 몰리며 평균 6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타입은 경쟁률이 6000대 1까지 치솟았다. 84㎡(전용면적)의 분양가가 최고 16억1000만원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에 맞먹는 것을 고려하면 이상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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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높은 경쟁률은 아파트와는 달리 세대가 아닌 개인 단위 청약이 가능한 것도 배경이다. 실제로 A씨가 이 단지 청약에 동원한 명의는 총 6개. 본인과 남편, 부모, 시부모가 모두 청약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A씨는 송도에서 오피스텔 초피 투자를 통해 4000만원의 수익을 얻은 바 있다. 그는 "이번에도 입지가 워낙 좋아 큰 욕심 안 부리고 초피만 받고 팔아도 수천만 원은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다"며 "더 끌어올 수 있는 명의가 없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단지는 당첨자 발표 이후 평형에 따라 웃돈이 적게는 2000만원에서 최고 1억5000만원까지 붙었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분양권을 중개하려는 중개업소, 일명 ‘떴다방’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피 OOOO원에 분양권을 구한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초피 광풍은 서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이달초 청약을 받은 생숙 ‘서면 푸르지오 시티 시그니처’는 평균 594대 1, 최고 3781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곳은 당초 7~8일 이틀간 접수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등 항의가 빗발치자 접수일을 하루 더 연장했다. 앞서 7월에는 청주 흥덕구에 분양된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이 160실 공급에 13만8000여 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862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생숙 광풍은 아파트에 대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라면서 "규제로 인해 투자처가 사라지면서 틈새상품으로 초피를 받고 빠지려는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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