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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인가

최종수정 2021.08.09 11:30 기사입력 2021.08.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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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한동안 멈춰 섰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시계는 3년 전 그 ‘따뜻한 봄날에’ 빠르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시간과 공간에 김여정 부부장의 역할은 돋보였다. 당시, 대남, 대미관계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대화와 평화를 만들어가는 아이콘으로 인식될 정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했다.


그러나, 하노이회담결렬 이후부터는 이와 정반대의 이미지인 ‘배드 캅’의 역할을 보이고 있다. 2020년 6월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예고했던 담화문이나, 지난 3월 한미훈련 진행을 이유로 “3년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담화문에서도, 그리고 7월 27일 남북 통신선 복구 이후 8월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앞둔 시점에서 그녀는 또 다시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부터 주요 사안에 대해 사사건건 자기 이름을 내건 담화문을 낼까? 아마도 백두산 혈통이자,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써의 대표성을 갖기에 그녀의 담화문 자체가 대남, 대미를 향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최적격이자 최고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지 모른다. 더욱이,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이 북한의 반응과 향후 행보를 시사해 주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외적 메시지 효과가 커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이 우리의 대북정책이나 미국의 대북정책에 근본적 변화나 국민들의 대북인식에 변화를 가져 올 만큼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효과가 극대화됐는가를 자문해본다면, 북한은 실패했다. 그녀의 담화문은 오히려 남북관계를 냉각시키거나 내정간섭의 메시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8년 ‘따뜻한 봄날’에 보였던 북한의 이미지를 한 순간에 거짓으로 만들어버리는 메시지가 되어버렸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란,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움직일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와 메시지 전달을 통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데, 북한은 전략적 상황 변화에 따라 문제 해결이나 기회 창출보다는 기존 행태의 반복을 통해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을 더욱 고착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을 통한 북한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에는 3가지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첫째, 북한을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남 전략목표는 늘 동일하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메시지까지도 몇 십 년째 동일하다. 따라서 북한이 2018년 전략적 목표와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은 딱 거기까지였고, 다시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둘째, 북한이 추구하는 전략적 이익에는 북한 주민도 없고, 남한 주민도 없다. 북한은 대북 적대시 정책철회를 외치며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지만, 그 해에 남북간 국민총소득의 격차는 앞자리 숫자가 4에서 5로 바뀌는 50배 이상의 격차에 접어들었고 현재 북한 주민들은 마이너스 경제에 식량부족,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의료보건 문제까지 겪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 다양한 수단을 통한 북한의 도발과 협박은 우리에게 북한은 변화되지 않는다는 인식만 강화시켜주고 있다.


셋째, 보통 커뮤니케이션은 3가지, 즉 정보제공, 영향주기, 설득하기가 중점적 요소인데, 북한 담화문에는 영향주기만 있을 뿐이다. 그나마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메시지도 협박 이외에 다른 주제나 메시지가 없기에 북한의 전략커뮤니케이션은 북한에 대한 고정관념만 한층 더 강화시켜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북한이 진정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전략적 상황 변화에 맞는 북한의 전략적 목표 수정과 북한이 정말로 변화됐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기대해본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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