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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 대신 오륜기 펄럭이며'…고난에도 스포츠 정신 잃지 않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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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국적은 다르지만 ‘스포츠 정신’ 하나만으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난민팀이다. 성별·인종·종교 등으로 인한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나면서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던 이들의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 때 국기 대신 오륜기를 흔들며 입장한 난민팀은 리우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10명의 선수가 출전했던 지난 올림픽보다 팀 규모가 커져 이번엔 총 29명의 선수가 12개 종목에 나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유엔난민기구가 난민 선수들을 위해 올림픽 장학금 프로그램을 마련한 덕분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캠프를 전전해야 했던 산다 알다스(유도)는 다시 꿈을 좇게 됐다. 네덜란드에 정착한 후 국제유도연맹(IJF)의 난민 출신 운동선수 지원 프로그램에 초청 받으면서부터다. 망명 후 6년 간의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만나는 꿈의 무대에 선 알다스는 "올림픽 참가로 그저 난민이 아니라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어울릴 수 있게 돼 기쁘다. 스포츠는 우리에게 커다란 동기부여를 줬고 이제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태권도)은 히잡을 벗어던졌다. 그는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란 최초의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였지만 이슬람 국가인 조국의 여성 억압을 피해 망명했다. 여자 57㎏급에 출전한 알리자데는 이번에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세계랭킹 1위인 제이드 존스(영국)과 이란 선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꺾고 준결승까지 진출, 난민팀 가운데 최고 성적을 냈다.


기록보다 완주가 목표인 선수도 있다. 마소마 알리 자다(사이클)의 조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선 여성이 자전거를 타는 일이 금기시됐다. 소수민족 출신이란 사실까지 더해져 신변의 위협까지 받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전 마소마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완주가 중요하다"고 했고 결국 약속을 지켰다. 지난달 28일 사이클 도로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 마소마는 비록 꼴찌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페달을 밟았다. "난민팀을 대표할 수 있어서 기쁘다. 나는 기록과 상관없이 전세계 난민들에게 꿈과 평화를 줬다. 꿈은 이루어진다."

목에 건 메달이 없어도 난민팀은 존재만으로도 희망의 상징이 됐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이자 난민팀 소속 유스라 마르디니(수영)는 "때로는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작은 팀은 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청년에게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의 필리포 그란디 최고대표는 난민팀 선수들에게 "여러분에게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이외에도 또 한 가지 책임이 있다. 여러분의 경기를 지켜보고 여러분의 성취에 자부심을 느낄 전 세계 수천만명의 난민들과 강제 실향민들을 대표하고 자랑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당부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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