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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장관이 불시점검하면 산재사고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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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28일 제조업 끼임사고 현장점검

[기자수첩]장관이 불시점검하면 산재사고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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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고용노동부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안경덕 장관이 이날 서울의 한 제조업 사업장을 찾아 끼임 사고 예방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부가 불시에 점검하는 '현장 점검의 날'에 맞춰 장관이 현장을 직접 찾았다는 것이다.


보안은 철통 같다. 점검 장소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야 불시 점검 취지에 맞기 때문이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는 장관의 불시 현장방문에 대해 "소규모 사업장 사업주들이 사고 발생 이유와 정부의 주요 점검 항목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2016~2019년 4년간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 272건 중 81.7%가 방호장치 부재, 주변 작업자 오인, 갑작스러운 기계 작동 때문에 발생했다. 이 원인만 막아도 사고를 80% 이상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장관이 현장을 갑자기 찾는다고 해서 산재사고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을까. 학교 담임이 아닌 교장 선생님이 나서서 학생들에게 이제껏 풀지 못한 숙제를 "이제부턴 풀어라"고 강조하면 금방 풀 수 있냐는 물음과 같을 것이다. 고용부는 "아무래도 교장이 점검하면 학생들이 더 경각심을 갖지 않겠냐"는 식이다.

근로자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형 사업장들은 이미 강도 높은 근로감독을 받았다. 사업장 '셧다운'은 물론 그룹의 경영 방침까지 통째로 바꿔야 했다. 그렇다고 올해 산재로 인한 사망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현장 점검의 날엔 장관뿐 아니라 1800여명의 조사 인력도 전국 사업장을 살펴본다. 오히려 장관 방문 후에도 사고가 줄지 않는다면 '보여주기식 현장점검'이라는 비판만 받을 수 있다. 장관이 불시에 현장을 방문해 사업장을 압박하기 보다는 전문가들이 사고원인을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제도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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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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