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회사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내일(21일)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당장 조합원 대부분이 참가하는 총파업이 아닌 간부 중심의 선제 파업 형태로 진행, 점차 강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0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1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진행하고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임원 6명만 참여하는 제한적 형태의 선제 파업을 시작한다. 노조는 별도의 파업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현재 결렬 상태인 임금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태도에 따라 점차 쟁의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게 된 이유는 바로 임금협상 과정에서의 갈등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초부터 회사와 임금협상을 벌이며 기본인상률 6.8%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측은 기존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준인상률 4.5% 이상의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지난 4월 말 단체교섭 후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통해 과반수 지지를 얻는 한편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판정을 받아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노동당국에 쟁의행위신고서를 제출하고 협정근로자 명단을 사측에 요구해 이를 받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다.
지난달 25일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김정란·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이 면담을 하고 이후 이달 들어 두차례 임금교섭을 진행, 협상이 재개되는 듯 했으나 사측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상경영 현황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노조가 사측의 최종안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협상은 또 다시 결렬됐다.
이번 파업은 삼성디스플레이 창사 이래 첫 쟁의행위이자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첫 파업이다.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명 규모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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