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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얼거려서"…정인이 사건 7개월 만에 또 입양아 학대, 시민들 공분

최종수정 2021.05.10 10:56 기사입력 2021.05.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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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입양딸 폭행해 의식불명 빠트려
지난해 10월 숨진 '정인이 사건'과 유사
"아이가 어른 폭력으로 죽어 간다" 시민들 공분

2살 입양아를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트린 양아버지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앞서 양부모가 입양아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정인이 사건' 이후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 사진=연합뉴스

2살 입양아를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트린 양아버지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앞서 양부모가 입양아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정인이 사건' 이후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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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인이 사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비슷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입양된 두 살 여자아이가 뇌출혈과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30대 양아버지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그는 "칭얼거렸다"는 이유로 딸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9일 30대 남성 A 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부부는 전날(8일) 오후 6시께 입양딸 B(2) 양을 데리고 경기 화성 한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당시 B 양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B 양의 몸에서 부모가 학대를 한 정황을 발견하고 이날 오후 6시52분께 경찰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B 양의 얼굴·목 등 신체 곳곳에는 멍든 자국이 있었고, 뇌출혈 증세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B 양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인천 한 대형 병원으로 이송했다. 현재 B 양은 뇌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지만 아직 의식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병원 현장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경찰에 "오전에 (B 양이)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들었는데 몇 시간 뒤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병원에 데려갔다"고 폭행 사실을 시인했다.


다른 친자식이 있는 A 씨 부부는 지난해 8월 한 입양기관을 통해 B 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의 구체적인 학대 경위 및 이전에도 B 양을 학대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정인이 사건'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린 지난 3월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추모 근조 화환이 놓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정인이 사건'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린 지난 3월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추모 근조 화환이 놓인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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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앞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개월 된 영아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13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양부모에게 입양된 지 271일 만에 벌어진 일로, 사망 당시 정인 양은 복부가 피로 가득 차고 일부 장기가 훼손되는 등 신체에 심한 상해를 입은 상태였다.


당시 양부모들은 정인 양의 몸 상태에 대해 "소파에서 놀다가 떨어진 것"이라며 사고사를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정인 양을 입양한 이후부터 상습적으로 유기·방임·폭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인 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양모에게 사형을, 학대에 동조한 양부에게는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정인이 사건은 사회에 큰 파장을 낳았다. 시민들은 근조화환과 바람개비, 편지 등을 보내 정인 양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인 양이 잠든 경기 양평군 안데르센 공원묘지에는 최근까지 애도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인 양을 죽음에 이르게 한 양부모에 대한 엄벌 및 아동학대 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며 해바라기를 놓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며 해바라기를 놓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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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이후로도 부모의 학대로 인해 아동이 생명을 위협받는 사건이 끊이지 않자, 시민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대 가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충분치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직장인 C 씨는 "정인이 사건의 슬픔이 아직 채 가시기도 전인데 이런 사건들이 터져 나오는 건 물밑에서 더 많은 학대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라며 "아이들이 어른의 폭력으로 죽어가는데 이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게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회사원 D(32) 씨는 "부모가 아이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서받지 못 할 일"이라며 "학대 부모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상습적인 학대로 인해 아동이 숨지는 사건은 최근 크게 증가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19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당시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은 총 42명으로 전년(28명) 대비 50% 늘어났다.


정부·국회는 아동학대 방지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지난 1월부터 행정안전부·법무부·교육부·경찰청 등 유관 부처와 함께 협력해 '현장대응공동협의체'를 구성, 아동학대 문제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같은달 국회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정인이법)을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아동학대범죄 신고가 있을 때 지방자치단체 및 수사기관이 즉시 조사, 수사에 착수할 의무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또 아동학대범죄 조사를 위한 경찰, 공무원의 권한도 강화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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