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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빈곤 악순환' 영화관의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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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쟁 시대에 오히려 관람료 인상…개봉 촉진금 기능 떨어져
무료 관람권 배포 늘어나는 형국…영화 가치 떨어뜨리는 아이러니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영화 관람료 인상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이날 CGV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음달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영화 관람료 인상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이날 CGV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음달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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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여전히 사면초가다. 지난달 관람객 수는 256만2099명. 2월(311만1920명)과 3월(325만6095명)보다 적다. ‘서복’, ‘고질라 VS. 콩’, ‘자산어보’, ‘노바디’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의 영화관은 날마다 인산인해다. 춘제(春節)와 칭밍제(淸明節) 연휴에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5일 끝나는 노동절 연휴도 ‘너의 결혼식’ 중국판의 흥행으로 최고 매출 경신이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역대 흥행 수입 1위에 올랐다. 베트남도 지난 3월 개봉한 ‘나이든 아버지’가 역대 최고 수입을 달성했다.

우리나라만 유독 긴 가뭄에 시달리는 이유는 뭘까. 영화관 관계자들은 "기대작이 개봉하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중대형급 영화들이 지레 겁 먹고 개봉을 미룬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개봉 전 기대를 모은 ‘서복’, ‘고질라 VS. 콩’, ‘원더 우먼 1984’ 등은 하나같이 80만명도 모으지 못했다. 배우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긴 ‘미나리’도 겨우 100만명을 넘었다.


잇단 침체에 배급·제작사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판권 양도는 물론 영화관과 동시 공개까지 추진한다. 시발점이 된 ‘서복’을 두고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관과 OTT가 상생의 관계로 접어드는 길목의 첫 이정표가 되리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경쟁 시대에 영화관은 오히려 관람료를 인상했다. 특히 CGV는 최근 6개월 사이 2000원이나 올렸다.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성인 2D 영화 일반 시간대 기준)이다. 인상액은 신작 개봉 촉진에 쓰인다. 배급·제작사에 상영부금과 별개로 1000원을 추가 전달한다. 손익분기점을 낮춰 개봉 부담은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영화 '내일의 기억' 스틸 컷

영화 '내일의 기억'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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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개봉 촉진금은 영화관 정상화를 유도하지 못했다. 막대한 자본을 지출한 배급·제작사들이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소비자 부담만 가중해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영화계가 지난 20년간 승승장구한 원동력은 가격 경쟁력이었다. 저렴한 문화 향유 수단으로 자리 잡아 인구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횟수가 4.37회까지 늘었다. 영진위에 따르면 국내 영화 평균 관람료는 2016년까지 8000원을 넘지 않았다. 지금은 OTT 한 달 정기 구독료의 약 두 배다.


적잖은 관람객은 이 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서예지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던 ‘내일의 기억’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21일 개봉해 엿새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렸다. 무료 관람권 약 3만장을 배포한 결과다. 멀티플렉스와 배급·제작사가 관객 유치 차원에서 이벤트를 벌였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 등이 불가능해 마케팅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일의 기억’은 개봉 첫날 2만명도 모으지 못했지만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배급·제작사는 순위만 대대적으로 내걸어 홍보했다. 하지만 지난 4일까지 고작 24만7776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그야말로 빈곤의 악순환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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