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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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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정책과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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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창궐한 시기에 등장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출범 100일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경제 분야다. 취임 후 지난 4월29일 처음 이루어진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라고 규정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라는 의미에서 "대침체(Great Recession)"라고 불렀다. 2008년 위기가 야기한 대침체의 흔적이 지워지기도 전에 전 세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다시 맞이하고 있다. 즉 20년을 조금 넘는 기간에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두 번이나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 장관인 재닛 옐런은 코로나19로 야기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크게 행동하는 것(act big)"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걸맞게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의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위기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미국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이 의회를 통과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공공투자 계획인 미국일자리계획(American Jobs Plan)과 1조8000억달러 규모의 인적 투자 계획인 미국가족계획(American Families Plan)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약 6조달러 규모의 초대형 재정정책이 실행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은 현재의 거시경제적 환경에 토대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낮은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이 지속되고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은 통화정책으로 경기침체에 제대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현재 경제위기에는 재정정책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옐런 재무부 장관이 이야기한 것처럼 낮은 이자율은 정부 부채의 이자 부담을 줄여 확장적인 재정정책에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만 하는 상황이 도래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많은 난관을 겪게 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낮은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야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개입을 강조했던 케인스(Keynes)의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인 재러드 번스틴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케인스를 보아야만 한다고 이야기했다. 1980년대 이후 작은 정부와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해온 신자유주의 시대가 지속되어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 정책의 정당성이 심대한 훼손을 입었고, 코로나19 경제위기에 직면해 정부가 다시 경제관리의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는 향후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정재환 울산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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