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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인데, 이 정도도 못하냐" 여성 장교에 속옷사진 보여준 육군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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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이 왜 이렇게 풀려있냐"
"이래서 아줌마들이 문제"
재판부 "평소 스스럼없이 지낸 사이 아냐"

21일 인천지법은 하급 여성 장교에게 성희롱을 한 육군 대위에 대한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1일 인천지법은 하급 여성 장교에게 성희롱을 한 육군 대위에 대한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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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21일 인천지법은 하급 여성 장교에게 성희롱을 한 육군 대위에 대한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 2019년9월 육군 한 보병사단에서 근무한 A 대위는 부하 여성 장교인 B씨에게 "이거 봐. 누가 나한테 선물했어"라며 휴대전화를 보여줬다. 화면에는 마네킹이 호피 무늬의 남자 속옷을 입은 사진이 떠 있었다.

A대위는 같은 달 열린 회의 때도 여성 상·하의 속옷 세트 사진을 B씨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런 걸 선물하려면 사이즈를 알아야 하나"라고 물었다.


지난해 1∼2월에는 A대위는 "너 눈 되게 크다. 오늘 눈이 왜 이렇게 풀려있냐. 우리 OOO이 이렇게 예쁜데 왜 남자친구가 없지. 요새 '썸' 타는 사람 없냐"는 등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을 잇따라 했다. 부적절한 A 대위의 언행에 B씨는 불쾌감을 느꼈다.


그는 사단 인사처에서 근무하는 여성 행정장교와 통화한 뒤 "이래서 아줌마들이 문제야"라며 남녀 차별 발언을 하기도 했다.

A대위는 부적절한 발언뿐 아니라 술을 마시면 지각하는 일이 많았다.


부사관이 A 대위의 숙소에 찾아와서 깨우자 뒤늦게 출근해 소파나 참모실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는 근무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시로 게임을 하거나 후배 장교들에게 종종 욕설을 했고, 사무실 바닥에 침을 뱉거나 면도 후 수염 가루를 버리기도 했다.


부대는 작년 3월 A 대위에게 군인사법을 적용해 품위유지의무 위반 및 성실의무 위반으로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 대위가 모 군단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민간법원에 행정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A대위는 "성인 남녀 사이에서 속옷 선물에 관한 대화는 충분히 할 수 있고 쇼핑몰 사이트에 올라온 마네킹이 입던 남자 속옷 정도는 성인 여성에게 보여줄 수 있다. 성희롱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진술했다.


또 "B씨가 피곤해 보여 '눈이 왜 이렇게 풀려있냐고' 물었던 것"이라며 "'아줌마'라고 한 것은 혼잣말이었고 남녀차별 발언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대위가 모 사단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해자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점 말고는 남성이나 여성 속옷 사진을 함께 보면서 대화를 나눌 정도로 평소 스스럼없이 지낸 사이가 아니었다"면서 "피해자가 원고보다 나이도 어리고 계급이 낮은 여성 장교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로 피해자는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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