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110명 중 101명 더불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 13일 오후 3시부터 의원총회 열어 오세훈 시장 내곡동 땅 조사 특위 구성 문제 논의 집중 토론 끝 김인호 의장 나서 '잠정 보류' 결단...이제 취임한 오세훈 시장 발목만 잡는다는 평가 받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여 좋은 평가 받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통큰 결단'을 내렸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원내대표 조상호)은 13일 오후 3시 의원총회를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 조사를 잠정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시의회는 이날 오 시장의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관련 내부정보유출 및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해충돌 의혹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은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또 본회의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시정질문도 서울시와 의회간 협치 차원에서 6월 정례회로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선거로 표출된 시민의 뜻을 헤아려 정쟁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건은 검찰에 고소 고발 사건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된 상황에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체조사는 당분간 보류하는 것이 옳다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는 여러 의원들이 나서 강성 발언을 이어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김 의장이 나서 “지금은 정쟁으로 날을 보낼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다”며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에서 오 시장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서울시민의 뜻을 감안해야 서울시의회도 존재 의미가 있다는 식으로 의원들을 설득한 것이다.
김 의장은 초선인 제8대 시의원에 당선돼 재정경제위원장, 9대 부의장에 이어 10대 후반기 의장에 당선될 정도로 정치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3번째 도전만에 서울시의회 의장이 될 만큼 정국을 보는 시각도 탁월한 정치인이다.
이런 김 의장은 오세훈 시장이 당선돼 첫 출근한 8일 첫 만남에서도 “원칙 있는 시정에 위해 적극 협력· 협조하겠다. 의장인 저도 당인이고 시의회 본연 기능과 역할이 있다. 그것을 잘 조화롭게 해 1000만 시민들을 위해 협력과 협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원칙에 벗어날 경우 과감하게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장의 이런 결단도 서울시의회가 오 시장 발목이나 잡는다는 비판을 받기 보다는 오 시장으로 하여금 일은 하게 하되 방향이 잘 못됐을 경우 견제와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성숙된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와 오 시장은 상당기간 갈등 보다는 협력과 상생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상호 원내대표 등 시의회 민주당 소속 3선 의원 등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의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19일 열린 예정인 본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었다.
서울시의회는 시의원 110명 중 101명이 더불어 민주당 소속이다.
한편 서울시의회의 이날 협치 결단이 국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국민 눈 높이를 맞춘 여야간 협치가 복원될 지 주목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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