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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국가 채무남발은 대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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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다음달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전(前) 시장의 성추행 사건 때문에 치러진다.


이런 부끄러운 선거에 국민혈세 838억원이 탕진된다고 한다. 또한 노골적 매표 행위가 펼쳐지고 있다. 다수의 위력으로 재난지원금 살포와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합법의 옷을 입었다. 문제는 합법을 가장한 천문학적 혈세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빚으로 누적된다는 점이다.

재난지원금 19.4조원은 선거 직전인 3월말에 지급될 계획이다. 규모와 대상도, 시기에도 흑심이 보인다. 물론 21대 총선 때 경험한 재난지원금의 위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가채무가 폭증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도, 공공일자리도, 재난지원금도 폭증의 주범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채무 규모는 329.1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10년간의 증가규모 327.7조원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다. 재정당국은 금년에 1000조원을 돌파하고 2024년 1334조원을 달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꼴찌에게 트로피를 안긴 가덕도신공항건설이 선거용이라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부지선정의 타당성 결여, 처리 과정의 불공정성, 바다 매립에 따른 환경파괴, 외해(外海)와 면한 안전성 등도 큰 문제다.


그리고 특별법 양산의 일반화가 가져올 국가주의 위협,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책에 대한 불신, 사리추구에 집착하는 정치집단,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는 억지 등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토목선거로 늘어날 28조원의 사업비(최대 40조원으로 추정)도 결국 나라의 빚이고 국민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도 문제다.


독일은 빚을 슐트(Schuld)라고 하는데 죄(罪)라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적자재정을 펴서 돈을 퍼주는 행태를 대죄(大罪, Todessuende), 영혼의 구제를 못 받을 죄악으로 인식한다.


그만큼 독일은 국민혈세를 엄중히 생각하고 국가부채가 후세대에게 미칠 고통을 고려해 엄격하게 처신한다. 국가부채 증가는 ‘수혜자 따로, 부담자 따로’의 현상 때문에 전적으로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하는 불공정성이 문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나라 곳간을 비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대표 시절 국가채무비율 40%에 근접한다고 맹비난하더니 2019년 42.2%, 2025년에는 58.6%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재정당국은 급속한 고령화, 통일준비, 비기축통화국, 높은 대외개방도 등을 고려해 국가채무비율의 마지노선을 40%로 책정했다. 마지노선 40% 책정은 EU 회원국 수렴조건 60%에 완충영역 20%(연금적자와 통일준비를 각각 10%)감안해 결정했다. 또한 IMF도 신흥국의 재정건전화 목표로 40%를 권고하고 있다.


이런 배경을 무시한 정부의 급속한 채무증가는 미래세대에 빚을 떠안긴다는 점에서 대죄(大罪)를 자초한 행태라 할 수 있다. 최근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무한대의 국가채무발행을 정당화하려는 현대화폐이론을 적용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이 이론은 국가권력을 절대화하는 지적 허영에 불과하며 화폐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높은 부채비율은 세금인상으로 귀결된다는 점이 위험하다.


2019년부터 국가채무 급증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벌써 여당은 증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제라도 국가채무에 대한 책임 원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정권별 국가채무증가 상한율을 결정하고, 이번 보선처럼 선량한 행동규칙 위반으로 재정이 지출될 경우 강력한 처벌규칙을 도입해 혈세낭비를 막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세대에 대한 대죄를 면할 최소한의 장치가 마련된다.


조영기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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