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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로 역대급 은행 빚, 대출금리 상승에 가계 '경고등'(종합)

최종수정 2021.03.03 16:09 기사입력 2021.03.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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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銀 신용대출 금리 2월 기준 年 2.59~3.65%…6개월새 0.6%P↑
시장금리 상승 기준금리에도 영향…경제 위기 가능성·세심한 관리 필요
전문가들 "자산가격이 꺼지는 ‘버블’ 겹치면 경제전반에 큰 위기 가능성"

영끌·빚투로 역대급 은행 빚, 대출금리 상승에 가계 '경고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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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송승섭 기자]직장인 최선규(46·가명)씨는 올해 초 이사를 하면서 A은행에서 연 2.5%의 금리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받았다. 최씨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대체로 0.2∼0.3%포인트 낮아 변동형을 선택했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에 걱정이 커졌다. 기준금리가 0.5%포인트만 상승해도 최씨가 1년에 내야 할 이자는 기존 75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150만원 늘어난다.


발등에 불 떨어진 대출자들

올해 들어 은행 대출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은 물론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물가 상승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려는 정부 조치가 맞물리면서 은행 대출을 통한 투자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이다. 하반기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소비가 회복되면 기준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칫 주가 및 집값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금융시장 전체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금리 상승압력은 불가피하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역대급 가계대출…이자부담 커지는 서민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기관에서 나간 가계 빚은 125조8000억원에 달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늘어난 가계신용이 63조6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가계 빚이 전년 대비의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연간 증가율은 7.9%로 2017년(8.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빚투·영끌 열풍으로 빚을 내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이 급증한 영향이다. 문제는 저금리 상황에서 폭증한 가계 부채가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갚아야 할 빚의 총량도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는 연 2.59~3.65%다. 1%대 신용대출 금리가 적용됐던 지난해 7월 말(1.99~3.51%)과 비교하면 하단 기준 0.6%포인트 높아졌다. 4대 은행 주담대 금리(코픽스 연동)도 연 2.34~3.95%로 같은 기간보다 0.09%포인트(하단 기준)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우대금리 축소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6개월물과 1년물 등 금융채 단기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다. 이 중 은행채 금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추세다.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0.761%에서 2월 말 0.856%로 6개월 만에 0.095%포인트 높아졌다. 또 주담대 변동금리와 연동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시장금리 영향을 받으면서 반등세로 전환했다.

특히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예산 투입을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산에 소요되는 금액을 채권발행을 통해 집행할 경우 한국의 채권금리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장금리 확대에 코로나19가 하반기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즉, 무리한 빚을 낸 투자자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율은 69.4% 에 달한다. 은행 대출 잔액이 850조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가 새롭게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연간 1조5000억원 증가하는 셈이다.


◆하반기 금리 상승 본격화…빚 줄이는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대출 금리 상승세가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집값이나 주가가 급락하면 막대한 빚을 얻어 집이나 주식을 산 가계의 충격이 커질 수 있어서다. 가계부채가 ‘관리 가능’한 영역을 벗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주현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금리가 오르면서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국채금리가 오를 경우 한국 국채금리에도 상승압력이 작용하게 되고, 은행 대출 금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정부가 임의로 금리에 개입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약한 고리’인 저소득·저신용등급의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 특단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교수는 "취약계층은 자신의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 역시 "취약계층이 상호저축·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금융회사들의 연체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당장의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이자상환을 유예해놓은 것은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경제관련 연구소 관계자도 “금융회사의 연체율이 생각보다 양호해 보이지만 위기가 닥쳐올 때 확 치솟을 수 있다”며 “비교적 안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체에 문제가 없다는 시각은 위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취약계층을 고리로 자산가격이 꺼지는 ‘버블’이 겹치면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박 교수는 “펀더멘털이 따라가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 부분의 자금이 증시와 투자부문 등에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버블이 꺼지면서 자산부분의 손실이 일어나면 취약계층은 자신의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에 따르면 2금융권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08조5450억원으로 1년 전(543조4520억원)보다 65조9300억원 늘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커지고 주식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가계 빚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당국도 관련 대책을 마련, 이달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개인별로 적용, 원리금과 소득을 따져 상환능력에 따라 돈을 빌려주는 게 골자다. 신용대출을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단에게 보낸 '금융현안 10문 10답' 서한에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질적구조·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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