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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코로나 지원금', 국민 눈가림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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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시작된 지 2개월 만에 나랏빚이 10조원 더 늘었다. 정부는 2일 19조5000억원 규모의 4차 재난지원금을 확정했다. 15조원은 추가경정예산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4조5000억원은 기존 예산을 활용한다. 추경 15조원 가운데 9조9000억원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결국 이번 4차 재난지원금 마련을 위해 나랏빚 10조원을 더 낸다는 얘기다. 이렇게 해서 올해 말이면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은 48.2%까지 오르면서 50% 문턱에 닿았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응 명목으로 3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데 이어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돈을 뿌렸다. 과연 올해는 이번이 마지막일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5차, 6차 지원금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채무는 100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랏빚이 워낙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정부도, 정치권도 이제는 무감각해졌나 보다. 하지만 이 돈은 모두 우리와 후손이 언젠가 갚아야 한다. 정치권은 이제 서서히 증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정부의 현금 살포는 일종의 국민 눈가리기다. 코로나19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술책일 뿐이다. 공교롭게 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매표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던 지난해 2월 대부분은 ‘최악의 경우’로 1년을 상정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지난해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세계에서 102번째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올해 말에야 집단 면역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국내 상황은 해외의 경우에 비추어볼 때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 영국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5000만명을 접종했다. 미국은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가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K방역’이라는 자만에 취해 백신 확보에 소홀했던 우리나라는 이제 그저 부러운 눈으로 다른 나라들을 쳐다볼 뿐이다. 국민은 해외 국가들의 백신 접종 소식을 접할 때마다 참담함과 분노를 느껴야 했다. 국민이 1년간 참고 견디며 정부에 시간을 벌어주었지만 정부는 그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이제 국민의 인내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풀린 날씨에 지난 주말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인파를 보면 "조금만 참아 달라"는 정책 당국자의 말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정부가 뿌린 수십조 원의 지원금 중 극히 일부만으로도 백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정부가 한 일은 국민의 불만이 거세질 때마다 ‘위로금’ 혹은 ‘지원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쥐여주는 일이 전부였다. 이에 반발하는 정부 관료에게는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찍어누르면서 말이다. 정치권은 여전히 돈 쓸 궁리만 하고 있다.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자기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처럼 여기면서 말이다. 정부 예산은 정치인의 쌈짓돈도 아니고 이 나라는 정치인의 나라도 아니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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