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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드론 시장 장악한 '드론계의 애플' 中 DJI [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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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드론 제조업체 'DJI'
'누구나 조종할 수 있는 드론' 만들어 시장 70% 점유
왕타오 회장 "연구인력 3분의1 유지" R&D 강조

DJI사의 '매빅' 드론./사진=연합뉴스

DJI사의 '매빅' 드론./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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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민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무인비행장치 '드론'(Drone)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산업 중 하나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드론 시장을 겨냥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드론 생산의 90%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


중국이 드론 시장을 장악하게 된 배경엔 세계 1위 드론 제조사인 'DJI(다쟝·大疆創新)'의 역할이 컸다. DJI는 현재 전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사실상 드론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현재 DJI의 기업가치는 무려 1600억 위안(약 27조 5천억 원)에 이른다. DJI의 창업자 왕타오 회장은 생소했던 드론의 대중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드론 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DJI가 드론 시장을 선도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왕타오 DJI 회장./사진=바이두 캡쳐

왕타오 DJI 회장./사진=바이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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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드론


왕 회장은 1980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출생했다. 초등학교 때 우연히 헬리콥터에 관한 만화책을 읽은 왕 회장은 모형 헬기와 비행기에 이끌려 이를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키웠다.

모형 헬기는 당시 중국 직장인 평균 월급의 7배에 달할 정도로 비쌌는데, 왕 회장은 열심히 공부하면 모형 헬기를 사주겠다는 부모 제안에 성적을 올려 결국 모형 헬기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조종 난이도가 높았던 모형 헬기는 왕 회장 입장에서 매력이 없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헬기의 매력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왕 회장은 이때부터 추락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 헬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3년 홍콩과학기술대(HKUST)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왕 회장은 비행 제어 시스템이나 로봇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시작하면서 창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홍콩 로봇 경진대회에서 1등을 해 받은 상금 3억으로 대학 동기 두명과 함께 2006년 DJI를 세웠다.


당시 드론 시장은 각종 부품들을 직접 조립해야 하는 DIY(Do It Yourself) 시장이었는데, 왕타오 회장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해 조립이 필요없는 완제품을 출시하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왕 회장은 작업실 책상 옆 간이침대를 설치하고 매주 80시간씩 일하며 드론 기술 개발에만 매진했다. 특히 어린 시절 경험을 떠올려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초등학생 시절 꾼 꿈을 성인이 되어서도 놓지 않고 집요하고 치밀하게 끌고 온 셈이다.


결국 DJI는 2013년 카메라가 달린 일체형 드론 '팬텀'을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부품 조립 없이 상자에서 꺼내 그대로 날릴 수 있는 본체를 가진 팬텀은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사용하던 드론 산업의 판도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2011년 420만 달러(45억원)에 불과하던 DJI의 매출은 2013년 1억9000만 달러로 30배 이상 급증했다. DJI는 이후 전작의 기술을 보완해 '팬텀2' '팬텀3' '팬텀4' 등을 잇따라 출시, 드론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데 성공한다. 지난 2006년 단 20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DJI는 현재 약 1만400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DJI코리아가 지난 2018년 1월 경기도 용인 DJI 아레나에서 '매빅 Air' 신제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DJI코리아가 지난 2018년 1월 경기도 용인 DJI 아레나에서 '매빅 Air' 신제품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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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우선하는 왕 회장의 집념


DJI가 성장하게 된 배경엔 품질을 가장 중시하는 왕 회장의 고집과 집념이 있었다. 왕 회장은 '중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을 극도로 꺼려했다고 전해진다. 왕 회장은 이 같은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기업의 덩치가 커져도 연구 인력 비중은 3분의 1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실제 DJI는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력 중 4분의 1을 R&D 인력으로 채웠고, 매년 매출의 약 7%를 R&D에 투자한다. DJI의 R&D 시설은 분야별로도 세분화 되어있다. 항공 관련 기술은 본사가 있는 중국 선전, 소프트웨어 개발은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 알토, 카메라 관련 기술은 일본 도쿄에서 이루어진다.


R&D에 총력을 기울이는 경영 방식은 DJI가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기여했다. 보통 2~3년마다 신제품을 출시하는 다른 드론 업체와는 달리 DJI는 수백 개에 이르는 자사의 특허 기술로 5~6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내놓는다. 왕 회장은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창의성과 혁신성에 전념했다. 다른 드론 업체는 새 모델 생산에 5~6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5~6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DJI 관계자들이 드론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DJI 제공

DJI 관계자들이 드론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DJ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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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 넘어 산업용 드론 시장으로 확장


DJI는 민간시장을 넘어 산업용 드론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늘날 드론은 인명구조, 산불감시, 교통법규 단속 등 인간의 접근이 어려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DJI 또한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산업용 드론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DJI가 지난 2015년 출시한 농업용 드론 'MG-1'는 그 해 DJI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DJI는 최근 농업 분야에 활용될 드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작물의 작황 상태를 파악하거나 병해충 및 산불을 모니터링 하는 등 농업, 임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드론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또한 2015년부터 드론 산업을 10대 중점 분야로 지정해 막대한 투자와 정책 지원을 쏟고 있다.


DJI의 드론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활용되기도 한다. DJI는 자사에서 출시한 농업용 드론 '아그라스(Agras)' 시리즈를 지난해 2월 중국 내 300만 제곱미터 이상 지역에 소독제를 살포하는 데 투입했다. 코로나19와 같은 비대면 시대에 드론은 방역의 최전선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로미오 더셔 DJI 공공 안전 담당 총괄은 언론 인터뷰에서 "DJI는 드론 방역을 통해 새로운 기술로 환경과 사회를 적극 개선해 나가는 자사의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DJI는 향후 의료, 재난 대응, 구호 등의 활동에 자사 기술을 적극 사용하며 산업 영역으로의 확장을 지속할 예정이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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