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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페북에 “검찰에서 특정라인·특정사단 사라져야”… 과연 현실은?(종합)

최종수정 2020.08.08 21:34 기사입력 2020.08.0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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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광주지검장 “인재 밀쳐두고 ‘친정권 인사들’·‘추미애의 검사들’ 전면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전날 단행된 검사장 승진 인사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라인·특정사단은 잘못된 것”이라며 “‘누구누구의 사단’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 특수통 검사들 대신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들을 승진시키거나 중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는 친정부 성향의 ‘추미애 라인’ 혹은 ‘이성윤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법무부나 대검찰청의 요직을 차지, 윤석열 검찰총장을 고립무원의 신세로 만든 인사라는 법조계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추 장관 “조직내 균형·출신지역 고려”… ‘공평인사’ 자평=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사가 만사! 맞습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다'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며 “애초 특정라인·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학맥이나 줄 잘 잡아야 출세한다는 것도 사라져야 한다”며 “언론이 점치지 않은 의외의 인사가 관점이 아니라 묵묵히 전문성을 닦고 상하의 신망을 쌓은 분들이 발탁된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를 결정하는데 기준이 된 네 가지도 공개했다.


그는 “검사장 승진인사원칙은 첫째 검찰개혁의지를 펼칠 수 있는 인사여야 하고, 둘째 검찰 내 요직을 독식해온 특수·공안통에서 형사·공판부 중용으로 조직내 균형을 맞추어야 하고, 셋째 출신지역을 골고루 안배하고, 넷째 우수여성검사에게도 지속적으로 승진기회를 준다는 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추 장관은 “인사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법조계, 추 장관과 180도 다른 평가= 한편 이번 인사에 대한 추 장관의 이 같은 긍정적 자평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에서는 정반대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인사에 이어 능력과 상관없이 윤 총장의 측근들을 요직에서 몰아내고, 현 정부와 관련된 수사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거나 친정부 성향을 드러낸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요직에 기용함으로써 사실상 더 이상의 관련 수사가 어렵게 만들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특정라인·특정사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정작 현실에선 ‘추미애 라인’ 혹은 ‘이성윤 라인’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검사들을 승진시키거나 중요 보직에 임명하지 않았냐는 것. 특히 누가 봐도 중요사건 수사를 그르쳤다고 볼 수 있는 검사들까지 검사장으로 승진시킨 건 ‘능력보다는 충성심이 인사의 기준’이라는 메시지를 검사들에게 준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같은 평가가 결코 과장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대검차장 포함 대검 간부 대거 교체… 윤 총장 고립시키기 완성= 우선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을 대검 차장검사에 임명한 것이 눈에 띈다. 법무부와 검찰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검찰국장을 맡아 추 장관을 보좌해온 조 국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더불어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조 국장은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승승장구 해왔다.


그런 그를 고검장으로 승진시키며 윤 총장의 지근거리에 배치한 것은 윤 총장에 대한 견제 목적 외에 다른 설명이 어려운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


추 장관은 지난번 인사에서 윤 총장의 손발이라 할 수 있는 검사장급 대검 간부 상당수를 교체했다. 그런데 이번에 대검차장까지 윤 총장과 호흡을 맞춰 일하기 껄끄러운 조 국장을 배치함으로써 윤 총장을 완벽하게 고립시킨 모양새다.


대검차장은 검찰총장과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하며 총장이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눠야 될 사람이다. 때문에 통상 총장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임명되며, 총장의 임기까지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전국 검찰의 특수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성윤 지검장을 보좌해온 신성식 3차장검사가 승진, 보임됐다.


전국 검찰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형사부장에는 박상기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조국 전 장관 때도 법무부에 발탁돼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지낸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승진, 보임됐다.


전국 검찰의 공안사건 수사를 지휘할 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역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성윤 지검장을 보좌해온 이정현 1차장검사가 승진, 보임됐다.


대검차장 외에도 대검에서 일선 검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가장 중요한 세 자리에 윤 총장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윤 총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성윤 지검장의 사람이나 현 정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들이 배치된 것.


여기에 법무부에서 검찰의 인사·예산 등 중요 업무를 책임지면서 대검과의 가교 역할을 맡을 검찰국장에는 심재철 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임명됐다. 심 부장은 검찰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수사 당시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기소를 반대하며 윤 총장을 수사팀 지휘에서 배제하자고 건의했던 인물이다.


결국 윤 총장은 중요 사건 수사에 대해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할 대검 간부들을 통해 일선 검찰청의 수사를 지휘하기도, 검찰국장을 통해 법무부와 중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신상필벌’ 아닌 ‘내 편 챙기기’ 인사=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중요 사건의 수사 결과에 따른 ‘신상필벌’이 아닌 ‘내 편에 대한 보은 인사’를 꼽는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건 무엇보다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에 대한 인사다.


무엇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 받고,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면서도 한 검사장과의 공모관계를 공소장에 기재조차 못한 ‘검언유착’ 수사는 상황을 뒤집을 ‘스모킹 건’이 나오지 않는 한 현재로선 ‘실패한 수사’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의 ‘몸싸움’ 사건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 1차장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대검 공공수사부장이라는 요직을 맡게 됐다.


대검 내에서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윤 총장과 정반대 입장을 유지하며 이성윤 지검장의 입장을 지지해온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은 동서남북 재경지검장 중 가장 선임 검사장으로 꼽히는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마찬가지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 받은 ‘삼성바이오’ 사건 수사 역시 성공한 수사로 보긴 어렵다. 이는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견을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해당 수사를 지휘한 신성식 3차장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라는 요직 중의 요직을 꿰찼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 사건 모두의 지휘라인에 있는 이성윤 지검장은 유임됐다. 더군다나 이 지검장은 최근 불거진 고 박원순 전 시장의 피의사실 유출사건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전날 검찰 인사가 공개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언유착 의혹 수사결과 (잠정적으로) '검'은 증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수사지휘한 차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과거 PD수첩이나 미네르바사건과 같이 정치적인 사건에 대해 무리하게 수사한 검사들은 승승장구했다. 이런 식으로 인사하지 말라는 것이 검찰개혁인데…”라고 적었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 무리하게 수사하고 기소한 사건이 무죄로 결론 나 ‘실패한 수사’가 되더라도, 수사 담당검사들은 좌천은커녕 오히려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던 과거 사례를 빗대 이번 인사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윤 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이성윤 지검장에게 공식 석상에서 ‘쓴소리’를 했던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전날 인사에서 초임 검사장들이 보임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됐다.


그는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히며 ‘금융범죄’ 수사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내 최초로 이른바 ‘블랙벨트’로 불리는 1급 공인전문검사에 선정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전날 사의를 표명한 그는 이날 검찰 내부전산망을 통해 이번 인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내부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천하에 인재는 강물처럼 차고 넘치듯이 검찰에도 바른 인재들은 많이 있다”며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의 윤 총장 힘 빼기는 이어질 검찰 중간간부 인사 과정에서 총장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과 ‘귀’라고 할 수 있는 수사정보정책관 등 차장급 보직을 아예 없애거나, 부장급으로 강등시키는 직제개편을 통해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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