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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0년 기업 줄도산…전염병에 무너진 長壽의 꿈

최종수정 2020.06.05 13:22 기사입력 2020.06.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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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파산보호신청건수, 전년보다 48% 급증
올해 설립 100주년 AMC도 파산위기…1900년대 미국 전성시대 이끈 기업들 잇단 퇴장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누적부채에 코로나19 겹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1900년대 미국의 번영을 이끈 기업들이 전염병 대유행을 버티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한 시대의 변화에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이자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은 AMC는 7월까지 미 전역의 영화관 개장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파산보호신청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영화관들은 지난 3월18일 폐쇄 조치에 들어간 이후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운영을 재개하지 못했는데,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문을 닫아야 하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100년 기업의 몰락은 AMC뿐만이 아니다. 1907년 설립된 고급 백화점 체인 니만마커스는 지난달 7일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일주일 뒤 역시 100년이 넘은 백화점 체인 JC페니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내 렌터카 1위 업체로 1918년 창업한 허츠도 지난달 22일 파산을 선언했다.


파산은 미국 내에서 현재진행 중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미국파산연구소(ABI)와 법률서비스기업 에픽글로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파산보호신청이 72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대비로는 28% 늘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급감과 장기간 이어진 봉쇄 조치로 영업이 어려워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파산보호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美 100년 기업 줄도산…전염병에 무너진 長壽의 꿈


특히 1분기까지는 주로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 하락 여파에 따라 석유시추나 에너지기업들의 파산보호신청이 많았지만,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소매업, 항공, 자동차, 요식업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3월 중순 이후 미국 전역에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경제활동이 예년의 절반가량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은 미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2.8%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1930년대 대공황을 비롯해 숱한 역경을 헤쳐온 100년 기업들까지 도산 위기에 몰린 것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누적돼온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양적완화 조치로 이미 부채가 많이 늘어난 상태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현금 흐름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 기업들의 재정은 코로나19 유행 전에 이미 악화된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까지 미국 기업들이 지고 있던 부채 규모가 15조5000억달러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보다 5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채 중 약 4조달러는 만기가 향후 5년 이내 돌아오기 때문에 현금 확보에 실패한 기업들이 앞다퉈 파산을 선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파산신청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기 제조사 보잉사가 1만6000여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GE에비에이션도 1만3000여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2위 석유업체 쉐브론은 약 4500명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 노동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3개월 동안 4200만명 이상이 직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파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향후 정부의 경기 부양이 재정난에 따라 축소될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에이미 쿼켄보스 ABI 이사는 "지금까지는 정부의 부양자금으로 소비가 지탱되고 있지만 재정난으로 경기 부양이 한계에 다다를 경우 더 많은 가계와 기업이 파산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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