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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 한 달 남았는데, 제 등록금은요?" 대학은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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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93곳 중 145개교, 1학기 내내 사이버 강의
상반기 대학 등록금 환불 촉구…대학생 99% 동의
"장학금 제도 확대도 고려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 강의를 통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개강한 16일 서울 서대문구 한 가정집에서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신입생이 랩탑 컴퓨터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등 비대면 강의를 통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개강한 16일 서울 서대문구 한 가정집에서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신입생이 랩탑 컴퓨터로 강의를 듣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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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사이버 강의만 듣는데 등록금 400만원 다 내야하나요?", "사이버대학이랑 다를 게 없는데 등록금은 배로 받네요."


종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대면 수업보다 충분한 교육을 제공받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 학습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문제는 개별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장학금 제도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4년제 대학 4곳 중 3곳이 올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사립 및 국공립 4년제 대학 193곳을 조사한 결과, 145개교(75%)가 사실상 1학기 내내 원격수업을 유지할 예정으로 파악됐다. 71곳(36.8%)은 1학기 전체 원격수업을 확정했고 74곳(38.3%)은 코로나19 안정 시까지 원격수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의 경우, 현장 강의에 비해 수업의 질이 떨어지고 효율이 떨어지는 탓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습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학생들은 개강연기로 인한 수업일수 축소와 학교시설 미이용 등으로 등록금만큼의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5)씨는 "강의 도중에 질의를 바로바로 할 수 없어서 불편하고, 과제가 너무 많다. 그런데 이 많은 과제들이 효율적인지도 잘 모르겠다"면서 "집중도 잘 안 된다. 그냥 졸업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강의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온라인 강의 중 물의를 일으킨 교수도 있어 대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부산 소재의 한 대학에서는 B교수가 학내 연구실에서 담배를 피우며 강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B교수는 온라인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문제 풀이를 시킨 뒤 담배를 꺼내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한국외대 C교수는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음란물을 전송받아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컴퓨터 화면을 통해 자료를 띄워놓고 강의를 하던 중, 카카오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음란물로 추정되는 영상을 여러개 전송받았다. 해당 장면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됐다.


논란이 일자 C교수는 학교 이클래스를 통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실수로 수업 파일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C교수는 수업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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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달 국내 203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2만17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최모(25)씨 또한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그는 "학과 특성상 실습수업이 많다. 그런데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다 보니 실습수업을 할 수 없어서 내가 신문방송학과생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과는 카메라나 마이크 등을 학교에서 대여할 수 있기 때문에 타과생보다 등록금이 더 비싸다. 그런데 학교를 안 가다 보니 이런 장비들은 무용지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축제도 못 하니까 예산도 덜 들어가지 않느냐. 등록금 반환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등록금 반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대학등록금규칙 제3조에 따르면 학교의 수업을 전 학기 또는 전월의 모든 기간에 걸쳐 휴업한 경우엔 등록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체를 휴업해야 하는 것으로, 온라인 강의는 사실상 개강을 한 것으로 인정돼 등록금 환불은 어렵다.


교육부 또한 등록금 반환 문제는 개별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3일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대학 상황이 제각각이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사안은 아니며 (등록금 관련) 권유를 하거나 지침을 줄 상황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학교육연구소 측은 장학금 제도를 활용하자고 제언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등록금 반환을 하기 위해선 반환 기준을 설정해야 하며 학교마다 그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또 등록금 반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기에 반환 제도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록금 반환 제도를 채택하게 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반환 제도 보다는 장학금 제도를 활용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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