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할머니, 김어준 제기 '기자회견 배후설' 음모론에 "치매 아냐" 분통
"기자회견문 내가 꼬불꼬불한 글씨로 초안 써"
"윤미향, 왜 30년 간 위안부 문제 팔아먹었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방송인 김어준이 제기한 기자회견 배후설에 대해 "이건 내가 혼자 해야 할 내 일"이라며 "전부 내가 혼자 한 것이며 나는 치매도 아니고 바보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번, 천번 얘기해도 나 혼자서 한 일"이라며 "2차 기자회견문은 내가 꼬불꼬불한 글씨로 쓴 초안을 수양딸이 옮겨적어준 것이 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원한다면 그 초안도 공개할 수 있다"며 "이거는 내 일인데 내가 해야 하지 누구한테 물을 필요도 없고 거들어달라고 하는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어준 씨는 지난 26일 'tbs 뉴스공장'에서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며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정신대 단체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논하냐는 지적에 대해 "30년간 위안부 문제만 집중한 단체에 왜 정신대 문제만 신경 쓰지 위안부를 끌어다가 이용했냐는 건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규정했다.
이어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두 단어는 혼용해서 썼다. 초기에 단어를 구분하지 않을 때 출범해서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라는 단체명이 됐지만, 처음부터 위안부 문제만 집중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 자신들 입장을 반영한 왜곡된 정보를 할머니께 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에 대해 이 할머니는 이날(28일) 라디오 방송에서 "정대협에서 정신대 할머니들로만 운동을 하는 게 부족하니 위안부 할머니를 거기에 넣어서 근 30년 간 우리를 끌고 다닌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얘기하는 게 다 맞는 줄 알고 가자는 대로 그저 따라다녔는데,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다른 사람이 받아먹은 것이 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 대해서는 "윤미향은 정대협 대표로 30년이나 같이 해놓고, 위안부 문제는 해결을 안하고 자기 욕심대로 국회의원 하고 싶다며 하루 아침에 배신했다"며 "최근 불거진 회계 논란에 대해선 1차 기자회견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또한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의 과거 국회의원 출마를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주변에서 강력하게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해 출마 선언을 했는데, 나중에 윤미향 당선인이 끝에 가서 이를 막았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며 "왜 막았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나이도 많으니 안된다고 그러지 않았겠냐"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지금 이렇게 당하는 것에 대해 먼저 간 할머니들에게 가서 할 말이 없다"며 "먼저 간 할머니들에게 '할머니, 제가 이렇게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하기 위해 끝까지 전심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당선인에게는 "따로 하고 싶은 말은 없다"며 "그동안 왜 30년 간 위안부 문제를 팔아먹었는지, 몰랐는데 이제 보니 (비리 의혹이) 엄청나던데 이는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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