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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아가씨' 저만 불편한가요?" 불평등한 가족호칭,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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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93.6% "도련님·서방님·아가씨, 호칭 바꾸자"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는 표현 지적
전문가 "호칭보다는 이름이나 애칭 사용"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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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도련님'이라는 호칭 자체가 불편하죠"


결혼한 지 1년차 된 김모(30)씨는 "남편 동생이 늦둥이라 남편보다 나이가 훨씬 어리다. 나보다도 어린 남편 동생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이상하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남편 동생과 대화할 땐 '도련님'이란 호칭을 일부러 빼고 말한다"며 "계속 호칭을 빼고 대화할 순 없고,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 간의 호칭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남성 우위를 강조하는 가족 호칭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는 호칭보다는 이름과 애칭을 쓸 것을 조언했다.


가족 호칭에 문제의식을 느낀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립국어원이 2018년 '일상 속 호칭 개선 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남편의 동생을 부르는 호칭(도련님, 서방님, 아가씨)에 대한 설문에서 국민 대다수(86.8%)가 해당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들은 93.6%가 바꾸는 것에 찬성했다.

이들은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이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반면, 아내의 동생은 '처남'이나 '처제'로 부르면서 생기는 호칭 속 성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셈이다.


또 남편 쪽 가족은 '시댁'(媤宅)이라 높이지만, 아내 쪽 가족은 '처가'(妻家)라고 낮춰 부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결혼 1년차인 A(30)씨는 "'도련님'과 '서방님'같은 호칭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이런 호칭들이 사이를 더 서먹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 쪽 가족만 높여 부르는 관습도 이해 안 된다. 시대가 변한만큼 호칭도 변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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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성차별적 호칭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립국어원 조사에서 '도련님이나 아가씨라는 호칭 대신에 다른 말을 쓴다면 무엇이 좋겠느냐'는 질문에 '이름을 부르자'는 의견이 33.8%로 가장 많았다. 또 서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편하게 이름을 부르기보다 '○○ 씨'라고 존칭을 붙이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결혼한 지 3년차인 직장인 B(29)씨는 "이름 부르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며 "처음에는 호칭을 쓰다가 남편이 먼저 이름을 부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친척들에게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후로 거리감도 좁아지고 훨씬 친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가족 호칭이 고유한 전통을 담고 있어 함부로 바꾸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시댁 어른들이 호칭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서 '도련님', '아가씨' 같은 호칭을 깍듯이 쓸 수 밖에 없다"며 "호칭이 이상한걸 아는데도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매번 시댁과 만날 때 마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털어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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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호칭보다는 이름과 애칭을 사용하라고 제언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가족 내 호칭이 성차별적인 부분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처가집이 낮게 대우된다. 시가쪽은 높임말을 쓰는 반면 일반적으로 처가쪽 집안에게는 낮은 말을 쓰는 이상한 풍습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풍습은 당연히 개선해야된다"며 "일방적으로 하대를 하게 되면 권력구조가 딱 만들어지는 거고 권력구조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상당히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름과 애칭을 부르는 게 가장 좋다"며 호칭보다는 이름을 부를 것을 권장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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