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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앉은 시민…좌우 분열 부추기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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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3> 정치 갈등

조국 사태·검찰개혁 요구
태극기·촛불집회 이어지자
정치권, 협치·중재 메시지 없어
입맛따라 "이것이 민심" 악용
중도층 이탈로 골 더 깊어져

사진은 지난 10월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모습(위)과 같은 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모습(아래).

사진은 지난 10월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모습(위)과 같은 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모습(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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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한국의 거리는 용광로 그 자체가 됐다. 시민은 보수와 진보, 좌와 우로 나뉘어 지난 3년간 단 한주도 빠짐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019년 올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그러나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보듬고 중재해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이런 갈등 구조를 이용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정파의 이익을 위해 시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0월19일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 등을 촉구하는 보수 성향 단체의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 이날 만난 집회 참가자 박모(64)씨는 "지금 정치권을 보고 있으면 화병이 난다"라며 "무능한 정부와 여당을 바로잡기 위해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곳곳에서는 분노한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정치권은 이런 기세를 기회로 여긴다. 이날 집회 현장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은 참가자들에게 꾸준한 집회 참석을 촉구했다. 또 다른 야권 인사는 연단에 올라 "청와대를 뒤집어 버리자" 등의 발언을 이어나가며 참가자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이날 연단에 오른 이들 그 누구도 협치나 대화, 중재와 같은 메시지를 전하지 않았다.


같은 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등을 촉구하는 집회였지만 주된 구호는 '자유한국당 해산'과 같은 '분노의 표출'이었다. 집회 다음날 더불어민주당은 "서초동 촛불집회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라며 "'진짜 민심'을 촛불집회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 3년간 여야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여론을 두고 '이것이 진짜 민심'이라며 부추기는 동안 한국 사회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한 '2019년 한국인의 의식ㆍ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집단 갈등에 관한 질문에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크다'는 응답이 91.8%로 가장 높았다. 이념 갈등은 2016년 조사에서 5번째였지만, 3년 사이 무려 14.5% 포인트나 상승해 최고를 기록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와 야는 지금이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며 "정치에 대한 혐오가 깊어지면 이는 결국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통령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그는 "갈등의 골이 깊어진 데는 중도층 이탈이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며 "여론이 대립하는 국면에서 중도층은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중도층 민심의 견인 역할은 대통령이 맡아야 하며 '국민과 소통한다'는 이미지를 더 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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