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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갑이냐 비닐포장이냐"…JTI 담뱃갑 경고문구 표기법 놓고 갑론을박

최종수정 2019.12.12 09:48 기사입력 2019.12.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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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고문구 누락해 여가부 시정조치
800명 투입해 담뱃갑 비닐 포장에 스티커 부착
정부 "비닐 아닌 담뱃갑 자체에 부착이 원칙"
법령 내 '담배갑포장지' 해석 놓고 의견 분분…법적 분쟁 가능성도

왼쪽은 청소년 경고문구를 기재하지 않은 JTI코리아의 '메비우스 믹스그린'. 오른쪽은 경고문구가 기재된 KT&G에서 판매 중인 '레종 프렌치 끌레오'

왼쪽은 청소년 경고문구를 기재하지 않은 JTI코리아의 '메비우스 믹스그린'. 오른쪽은 경고문구가 기재된 KT&G에서 판매 중인 '레종 프렌치 끌레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최신혜 기자] JTI코리아가 최근 연령 제한 문구를 누락한 담배를 판매해 여성가족부(여가부)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가운데 후속 조치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JTI코리아는 현재 시정 명령 이행을 위해 제한 문구가 담긴 스티커를 포장 비닐(OPP)에 붙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 매뉴얼 등에 따르면 제한 문구는 담뱃갑 자체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후속 조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 법에는 제한 문구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하고 있지 않아 향후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100억 원 가량을 투입해 여가부 시정 명령의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다. JTI코리아는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의도치 않은 실수에 대해 인정한다"며 "여가부에서 요청한 시정 내용을 지난 10일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TI코리아는 소비자들과 소매점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가부가 지시한 기한인 16일보다 앞당겨 이번주까지 시정조치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전국 8만 여개 점포에 유통 중인 담뱃갑 비닐 포장 스티커 부착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근 기존 본사 직원 400여 명 외에 400여 명을 추가로 임시 고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1만5000여 개 점포의 스티커 부착 작업이 완료됐다.


"종이갑이냐 비닐포장이냐"…JTI 담뱃갑 경고문구 표기법 놓고 갑론을박

JTI코리아가 담뱃갑이 아닌 비닐 포장에 스티커 작업에 나선 이유는 시정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비닐 포장을 제거할 경우 해당 제품의 상품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담배업계에서는 JTI코리아 측이 문제가 되는 전 제품을 수거해 재생산에 들어갈 경우 100억원 규모 추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닐 포장에 스티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정부의 방침이 경고문구를 비닐 포장이 아닌 '담뱃갑 자체'에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 6일 '연령 제한 표시 문구가 누락된 담배 제품에 대한 수거 및 시정명령'을 통해 스티커 부착할 경우 포장 비닐 아닌 담뱃갑 자체에 '원칙에 맞도록' 부착하라고 지시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의 '담뱃갑 경고그림 표기 매뉴얼'에 따르면 경고 문구와 그림은 스티커가 아닌 '인쇄'를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논란은 남아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 '담배에 관한 경고문구 등 표시'를 보면 '담배갑포장지'에 문구를 인쇄해 표기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담배갑포장지'의 범위가 담뱃갑에 국한하는지 비닐 포장까지 포함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어 향후 이 문제를 놓고 법적 분쟁의 소지도 남아 있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비닐 포장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청소년 유해표시를 할 경우 손쉽게 이를 제거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으로 담뱃갑에 이를 표시하도록 정한 법령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며 "법적 분쟁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정 명령을 내린 여가부는 일단 JTI코리아가 조치를 이행한 뒤 문제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JTI코리아가 현재 시정 명령을 이행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함부로 예단하여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행이 완료됐다는 보고가 나오면 이행 과정과 결과 등을 다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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