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韓경제 불확실성, 한달새 절반 줄어…'L자냐, V자냐' 엇갈린 전망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미국 경제연구사이트 불확실성지수

8월 538.1 → 9월 275.1 급감

저성장 지속 'L자형 바닥론' 전망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심나영 기자] 경기바닥론이 연말 경제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수출이 1년 연속 감소하고 8개월만에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성장발목을 붙잡았던 불확실성이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바닥에 근접했다고 해도 'V'자를 그리는 반등 보다는 저성장이 한동안 이어지는 'L'자형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해 곧바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일 미국의 불확실성 관련 경제연구사이트인 '폴리시언설턴티닷컴(policyuncertainty.com)'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 불확실성 지수는 올해 8월 538.1(1990년 1월~2014년 1월 평균치를 100기준ㆍ언론의 불확실성 관련 단어 사용 빈도로 측정)에서 9월 275.1로 하락했다. 8월 수치는 1990년 집계 이후 최고치였지만 한달 만에 크게 완화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8월 이후 수치가 줄어든 점에 주목하면서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있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불확실성이 낮아진 기간동안 경제 주체들의 투자와 소비 심리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던 8~9월 사이 한은이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는 92.5에서 96.9로 4.4포인트 올랐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한 소비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가 개선되면서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내년 중 증가 전환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불확실성 감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올해 성장률을 바닥까지 떨어뜨린 주범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ㆍ중 무역분쟁 갈등이 심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이 투자와 구매를 미뤄 수입과 수출이 줄어들고 교역이 위축됐다고 보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9일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제시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말해 우리 경제가 '시계제로'에서 벗어났음을 선언했다.


◆불확실성 낮아져…경기바닥 기대감

경기가 바닥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은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찾을 수 있다.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의 추세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증가했는데, 2017년 4~6월 상승한 이후 28개월만이다. 이 당시는 통계청이 11순환기의 경기정점으로 찍었던 2017년 9월 보다 3개월가량 앞선 시점이다. 현 시점에서 볼 때 그만큼 반등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韓경제 불확실성, 한달새 절반 줄어…'L자냐, V자냐' 엇갈린 전망 원본보기 아이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은 기계류 내수출하와 건설수주 분야가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기계류 출하는 생산성과, 건설은 고용과 각각 관계가 깊다. 10월 선행종합지수 구성지표 중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는 전월 대비 2.6% 상승해 21월개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5G와 관련된 전자부품과 통신장비 출하 영향을 받았다. 건설수주액은 인천 도시개발사업 영향으로 12.6% 오름세를 보였다. 경기를 예측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장단기 금리차도 개선됐다. 여기에 2017년 9월 경기정점 이후 2년 3개월이 지난 점을 감안해 순환상 저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다만 10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선행지수와 달리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수출이 일년 내내 감소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바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 단가 인상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고 생산과 소비, 투자가 8개월 만에 전부 하락한 점도 '바닥론'을 거론할 때가 아니라는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은 산업동향에 대해 "경기개선 조짐이 있다"면서도 바닥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현 상태에서 판단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바닥 근접해도 'L'자형 지속 가능성


경기 저점에 대한 판단은 다르지만 바닥에 도달한 이후 전망은 'V' 보다는 'L'자에 가까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바닥을 쳤다고 곧바로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글로벌 여건이 여전히 엄중해 수출 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불확실성이 낮아져도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0월 발표한 '성장률 1% 가능성 상승' 보고서에서 재고 누적과 수출ㆍ투자부진을 언급하며 "경제성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의 재고와 출하 사이클상 제조업은 2017년 4분기부터 재고가 증가하고 출하는 감소하는 국면이다.


韓경제 불확실성, 한달새 절반 줄어…'L자냐, V자냐' 엇갈린 전망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따라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더라도 기업은 투자 확대 보다는 재고부터 소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내년 중국과 미국 경제가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수출 증가율의 기저효과도 반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는 내년 수출 규모를 5610억달러로, 올해보다 3.3% 증가하고 수입은 3.2% 늘어난 522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주열 총재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 만큼 우리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의 '2020년 경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분석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지적 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강요 금지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라 며 "미ㆍ중 무역협상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무역과 투자를 촉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의 브렉시트는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중동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잠복상태에 있어 불확실성은 2020년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낮다"고 예상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