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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7시간’ 이상호 "최태민 아들과 극적만남…윤지오 논란 잘못 있다면 책임질 것"

최종수정 2019.11.17 02:36 기사입력 2019.11.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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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대통령의 7시간’은 朴정권 규정하는 블랙박스
7년 간의 취재·제보로 시작된 기묘한 박근혜·최순실 추적기

이상호 감독은 대통령의 7시간은 박근혜 정권을 규정하는 중요한 블랙박스이자,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관계가 아주 농축되어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사진 = 윤진근 PD

이상호 감독은 대통령의 7시간은 박근혜 정권을 규정하는 중요한 블랙박스이자,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관계가 아주 농축되어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사진 = 윤진근 P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우리는 세월호로부터 멀리 와있지만, 여전히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최근 발표된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의 출범 소식은 지난 5년 7개월 동안 어느 것 하나 분명하게 밝히지 못한 우리 사회의 무력을 방증했다. 그사이 집요하리만치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을 추적한 이가 있다.


고발 전문기자로 알려진 이상호 기자는 최근 기자보다 감독으로 더 자주 호명된다. 영화 ‘다이빙벨’ 이후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대통령의 7시간’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다시금 밟은 그는 ‘대통령의 7시간’을 두고 박근혜 정권을 규정하는 중요한 블랙박스라 명명한다.


그는 세월호 참사 전인 2012년 늦가을 최순실 취재에 돌입했고, 앞서 지난 2016년 MBC 정직기간에 ‘대통령의 7시간’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다 중징계를 받았다. 3년의 시간을 깁고 더해 그가 세상에 내놓은 ‘대통령의 7시간’은 세월호, 그리고 박근혜에 대한 어떤 진실을 담고 있을까?


다음은 이상호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 어떤 계기로 ‘대통령의 7시간’을 기획했나?

- 오랜 취재 과정 중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터졌고, 둘의 관계를 취재한 7년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제작에 나섰는데, 사실 다큐멘터리는 완성 전까진 놓고 싶은 순간이 수시로 찾아온다. 그렇게 애써 작업을 미뤄오던 중 뇌경색이 재발했고, 병상의 무료함을 이겨내려 다시금 편집을 시작해 오늘까지 왔다.

▲ ‘대통령의 7시간’의 키맨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 영화 전체를 통해 지목하고 있다. 최순실, 그리고 말 없는 최태민. 박근혜 씨는 철저하게 최태민 일가에 의해 기획되고 예정된 사람이었다. 내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 아마 이해가 될 것이다.


▲ 최순실에 대한 취재는 언제 시작됐나?

- 2012년 가을 무렵부터 관련 제보들이 여기저기서 들어오기 시작했다. 과거 연예계 비리 취재 당시 강남에 취재원이 많이 생겼는데, 마침 박근혜-최순실 이 분들이 주로 신사동, 청담동에서 만나더라. 그러면서 제보가 하나둘씩 들어오는데 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지됐다. “최순실 일가가 어마어마한 부자인데 문제가 생겨도 검찰서 수사를 제대로 안 한다”부터, “일가 부동산이 엄청난데 자꾸 처분하려는 것 같다” 등등. 그렇게 취재를 진행하면서 최씨 일가 부동산의 전체 규모를 알게 됐고,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의혹 제기되며 언급된 규모보다 더 큰 비자금이 포착되면서 본격적으로 최순실 취재에 돌입하게 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오전 10시 부터 중앙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까지의 대통령의 7시간은 여전히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밝혀진 것이 없는 공백으로 남아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오전 10시 부터 중앙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까지의 대통령의 7시간은 여전히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밝혀진 것이 없는 공백으로 남아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영화는 최순실-박근혜의 관계 중 ‘현몽(現夢, 죽은 사람 또는 신령이 꿈에 나타남)’에 주목한다.

- (우리 영화는) 정치 다큐멘터리인데 현몽, 최면술 이야기가 나온다. 그 순간 제작을 중단하고 싶었다. 물론 그전까지 최씨 일가의 부동산 문제, 재산 문제를 다루면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최면술, 현몽… 이 단계에선 정말 그만두고 싶더라. 언론이 들어가면 빠져 죽는 늪지대, 나올 수 없는 무덤 아닌가. 그런데 둘의 관계를 설명함에 있어 이건 꼭 밝혀야 하는 사안이었다. 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종교를 아는가? 모른다. 드러나지 않았으니까. 유권자의 정치인 선택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판단요소 아닌가?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 그 늪지대로 계속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왜 7시간의 행적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한다고 보는가?

- 소송이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나 정치적 재기를 준비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다른 모든 혐의를 인정하더라도 대통령의 7시간 문제에 대해서는 아마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그걸 인정하는 순간, 이 사람은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김기춘 씨를 비롯한 모든 청와대 참모들이 그 7시간의 공백을 감추기 위해서 그 노력을 하지 않았나, 온갖 불법, 탈법적인 노력을 통해서.


故최태민 씨의 아들이자 최순실 씨의 이복오빠인 최재석 씨. 사진 = 연합뉴스

故최태민 씨의 아들이자 최순실 씨의 이복오빠인 최재석 씨. 사진 = 연합뉴스


▲ 故 최태민의 아들 최재석 씨와의 만남은 어땠는지?

- 사실 그의 등장 전까지 최태민, 박근혜, 최순실의 관계를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았나. 세월호 7시간의 열쇠이자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DNA인 그를 정말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아주 우연한 기회로 받은 익명의 제보를 통해 거처를 찾아가는데, 그때가 2012년, 박근혜 정권의 서슬이 시퍼럴 때였다. 최재석 씨는 당연히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 요주의 인물, 그가 입을 여는 것 자체가 대단히 폭발력이 있는 상황이고 나는 ‘다이빙벨’로 일신상에 위해를 받던 시기였다. 그런데 더 큰 위험지대로 들어가는데 짜릿하더라. 재미있는 건 나보다 먼저 몇몇 언론사가 먼저 그를 찾아왔는데, 나한테만 문을 열어준 거다. 나중에 왜 열어주셨냐 물으니 다른 매체는 좋은 차, 큰 차 타고 오는데 우리 팀은 조그만 경차에서 뚱뚱한 애들 몇 명이 내리는 걸 보고 ‘쟤들은 뭐 하는 놈들인가’ 궁금해서 불렀다고 하더라. (웃음) 극적인 만남으로 영화보다 더 극적인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 최재석 씨 취재 과정에서 인상 깊은 대목이 있었다면?

- 과거 역삼동에 있던 최태민 씨의 본가, 그 안방 너머에 별도의 방이 있었는데 그 방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금고가 있었고 그 방에 드나들던 절대권력자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 취재 내용에 비춰볼 때, 박근혜 - 최순실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 최순실과 박근혜 씨는 비즈니스 관계를 초월하는,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모종의 관계이고, 이것은 최태민의 영향 아래 유지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은 한복을 청와대 공조직이 있음에도 최순실 씨가 비선으로 넣어줬다. 옷을 다 관리하고, 보석도 다 넣어줬다. 이게 보통 관계에서 하는 일은 아니지 않나. 여기에 더 중요한 건 종교적인 관계. 이 부분이 가장 취재하기 어려웠다. 이건 둘밖에 모르는 얘기니까. 두 사람의 주변, 측근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에 접근하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을 들였다.


영화 '대통령의 7시간' 스틸컷. 사진 = 시네포트

영화 '대통령의 7시간' 스틸컷. 사진 = 시네포트


▲ 세월호 참사 당시 최순실의 청와대 방문은 어떻게 확인했나?

- 검찰의 별건 수사 과정 중 확인된 사실인데, 기억 못 하는 분이 대단히 많다. 심지어 특검의 조사 결과도 기억 못 하는 분이 다수다. 수사백서를 보면 “아니 이렇게 수사가 됐어?” 할 정도로 (7시간에 대해서는) 하나도 수사된 게 없다. 그러고 나서 한동안 다른 수사를 하다가 최순실의 이름이 나온 거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하려고 미용사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오후 2시 넘어서 최순실이 청와대에 들어가 비서관 회의를 소집했다는 진술이 등장한다. 최순실 씨는 매우 구체적으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꿈의 세계는 물론이고 일상의 시간을 지배했던 장본인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통령의 7시간’ 이상호 "최태민 아들과 극적만남…윤지오 논란 잘못 있다면 책임질 것"

▲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지?

- 독재자 전두환 씨가 자연사하시기 전에 시민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그와 관련된 영화를 편집 중에 있다. 그리고 과거 보도했던 삼성 X파일 이후 재벌 개혁 문제를 다룬 이야기도 준비하고 있다.


▲ 윤지오 씨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본인 방송 출연 당시 윤 씨 후원금 계좌를 공개한 배경과 현재 입장을 설명한다면.

- 나는 윤지오 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당시 방송에선 두 가지 팩트를 두고 인터뷰를 했는데 하나는 그분이 증언자로서 힘든 과정을 통해 진술했고 그 결과 조선일보의 고위급 기자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부분. 두 번째는 장자연 씨 사망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이 초기에 개입해 공작한 혐의를 내가 꾸준히 제기해왔는데, 그 국정원 직원에 대한 이야기가 윤지오 씨 책에도 나오더라. 책에 (그들이) 나오는 부분에 주목해서 내가 취재한 내용과 크로스체킹을 해보니 일치했다. 이런 과정을 방송하던 중 윤지오 씨가 경호에 있어서 상당히 신병이 두렵다고 말씀하셨고, 댓글들로 많은 네티즌이 경호를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올려와서 자연스럽게 “혹시 계좌 있으세요?” 해서 공개된 게 이렇게 일파만파 커지게 된 거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어떤 식으로든 돕는 게 인지상정이 아닌가 생각하고, 그게 만약 잘못된 것이라고 하면 거기에 걸맞은 책임을 나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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