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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 8차 사건 재검증…수사 과오 있다면 밝혀낼 것"

최종수정 2019.10.10 11:22 기사입력 2019.10.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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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브리핑…이춘재 자백 신빙성 검증 총력
국과수에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재검증·오류 가능성 요청
범인 지목된 윤모씨, 박준영 변호사와 재심 준비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수사상황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수사상황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수원)=이관주 기자] 모방범죄로 알려졌던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이 진실 규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본인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가운데 이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돼 20년의 옥살이를 하고 가석방된 윤모(검거 당시 22)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은 윤씨와 접촉해 면담하는 등 8차 사건에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장(2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8차 사건에 대해 두 가지 방향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첫째는 자백 신빙성 검증, 둘째는 당시 수사의 과오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 본부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당시 방사성동위원소 분석 결과에 대한 재검증과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 혈액형 판별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 등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씨의 자백으로 순항하는 듯 보였던 화성사건 수사는 자백 내용 중 8차 사건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박모(13) 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체모를 채취했고, 용의선상에 오른 100여명의 체모와 대조해 윤씨를 특정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체모 방사성동위원소 감정 결과가 증거로 채택되면서 과학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사건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2009년 가석방된 이후 현재 충북 청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연쇄 8차 사건 재검증…수사 과오 있다면 밝혀낼 것"

모방범죄인줄만 알았던 8차 사건이 이씨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데에도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차 사건의 진범이 이씨로 드러난다면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도 비판을 면키 어렵다. 윤씨는 최근 언론과 접촉해 "고문에 의해 거짓 자백했다"며 "가족들과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 사건의 대리인은 삼례 나라슈퍼ㆍ약촌오거리 사건 재심을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변호사는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씨 사건의 대리인을 수행하기로 했다"면서 "당시 경찰은,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잘 못 쓰는 윤씨에게 쪼그려 뛰기를 시켰다고 한다.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변호가 시작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도 8차 사건 진실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반 본부장은 8차 사건과 관련한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의미 있는 진술도 있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최근 윤씨와도 두 차례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마찬가지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윤씨를 진범으로 지목한 결정적 증거인 '방사성동위원소' 감별 방식의 신뢰성도 확인할 방침이다. 당시 시료가 오염됐거나, 검증이 잘못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씨의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자백 신빙성 검증은 물론 추가 수사도 벌이고 있다. 이씨는 현재까지 살인 14건, 강간ㆍ강간미수 등 성폭행 30여건을 자백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일부 미제사건들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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