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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논리에 휘둘린 쿠르드족 암울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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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 독립의 꿈
미국 배신에 또 무너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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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쿠르드족은 4000여년간 한 번도 독립 국가를 이루지 못한 세계 최대의 소수 민족이다. 2500만~3500만명으로 추정되는 쿠르드족은 터키ㆍ시리아ㆍ이란ㆍ이라크ㆍ아르메니아 국경에 걸쳐있는 산악 지역에 흩어져 산다. 중세 십자군전쟁 때 사자왕 리처드와 겨룬 이슬람의 명장 살라딘의 후예로도 유명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쿠르드족은 독립 국가를 설립할 기회를 얻은 적이 있다. 연합국과 터키 정부가 체결한 세브르 조약은 쿠르드족의 독립 자치권을 약속했다. 그러나 3년 후 힘을 회복한 터키와 승전국들은 태도를 바꿨다.

이후부터 쿠르드족은 거주지역 국가의 정책에 따라 휘둘렸다. 터키는 '터키화 정책'을 내세우며 쿠르드족에게 쿠르드어 사용을 금지했고, 이라크는 회유 정책을 폈지만 쿠르드족의 저항이 거세지자 화학무기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등장하면서 미국의 동맹군 역할을 했다.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민주군(SDF)을 주도했다. SDF는 지난 4년간 시리아 3분의 1 지역에서 IS를 몰아냈다. 그러나 터키는 미국의 YPG 지원이 탐탁지 않았다. YPG를 자국에서 금지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일부로 보기 때문이다. PKK는 터키 내에서 쿠르드족의 자치를 위해 싸워온 단체로, 터키는 지난해에도 쿠르드족이 사는 시리아 서부 지역을 공격했다. 이번에는 터키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폭격을 준비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히려 이 지역 미군을 철수시키면서 터키의 공격을 묵인해 준 셈이 됐다.


지난해 9월 유엔(UN) 총회를 맞아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인 기자에게 "미스터 쿠르드"라며 "대단한 전사들! 나는 그들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IS 사태가 종결되면 쿠르드족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은 쿠르드족에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고, 그들을 도우려 노력한다"며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완전히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배신 때문에 쿠르드족은 또 한 번 암울한 역사를 겪게 된 것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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