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 윤총경 구속기로에 쏠린 시선…'버닝썬·조국·봐주기 수사'

윤 총경,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출석
차명계좌, 증거인멸 등 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
檢, '알선수재' 혐의 추가에 클럽 유착관계 재조명
구속 시 조국 장관 사모펀드 수사에 탄력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 모 총경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이기민 기자] 클럽 버닝썬 사태에서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49) 총경의 구속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앞선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알선수재 혐의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며 클럽과의 유착관계가 재조명됨은 물론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연루 의혹과 경찰의 '봐주기 수사'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은 윤 총경이 2016년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45) 전 대표로부터 수천만원대 공짜 주식을 받고 정 전 대표가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하는 데 개입한 혐의로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을 승리(29ㆍ이승현) 측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 장관의 가족펀드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 인물이다.

윤 총경은 버닝썬 사태 당시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강남에 개업한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단속 내용을 알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경찰은 윤 총경이 승리 등 클럽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난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만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윤 총경이 승리와 연관돼 있는 정 전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며 클럽과 윤 총경의 유착관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리 측이 정 전 대표를 통해 윤 총경에게 금품 등 뇌물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로 드러나고 윤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경찰은 '봐주기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윤 총경을 직권남용으로 송치한 내용에 큐브스와 관련된 부분이 있다"며 "검찰이 해당 부분을 떼서 수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 총경이 구속될 경우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관련 수사에 탄력이 붙을지도 관심사다. 큐브스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운영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가 최대주주로 있는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현 WFM의 김모 대표도 큐브스 출신이다. 윤 총경은 과거 큐브스 주식을 수천만원어치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검찰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ㆍ구속 기소)씨 등이 코링크PE를 이용해 WFM에 투자하면서 주가조작과 시세차익을 노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씨의 공소장에도 조씨가 코링크PE의 또 다른 투자사인 웰스씨앤티에서 13억원을 횡령해 WFM 인수 등에 썼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에 검찰은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 윤 총경이 1년 동안 함께 근무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경찰 지휘부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오전 윤 총경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윤 총경은 '사건 무마 대가로 주식 받을 때 왜 형의 이름을 사용했나', '버닝썬 사건 불거지고 증거인멸 지시한 적 있나',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법원에 들어섰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