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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 11시간여 만에 종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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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상관이자 현직 장관 직접 겨냥…수사 착수 한달여만
조국 "강제수사 경험한 국민 심정 절실히 느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조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조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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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무부 장관 중에는 처음으로 진행한 조 장관의 자택 압수수색을 11시간여 만에 종료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후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이래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자택 압수수색의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피의자·죄명 등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조 장관을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오후 7시55분께까지 서울 방배동 조 장관의 자택에 수사관 6명을 보내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했다. 수사관들은 이날 조 장관의 자택인 서울 방배동의 한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대기하다가 조 장관이 오전 8시40분께 출근한 뒤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와 딸은 자택에 머무르며 압수수색을 지켜본 것으로 진행됐다. 자택 주변은 취재진과 인근 주민에 유튜버들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수사인력들도 조 장관의 자택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으면서 압수수색에 몰두했다. 조 장관은 오후 6시30분께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했지만 수사 인력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귀가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날 퇴근길에서 압수수색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와 제 가족에게는 힘든 시간"이라며 호소했다. 그러나 조 장관은 "마음을 다잡고 검찰 개혁과 법무부 혁신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압수수색을 미리 보고 받았나',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했나' 등 취재진의 추가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번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조 장관 연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직접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일가에 대한 수사라면 검찰의 인사권자이자 검찰총장 지휘권자인 법무부 장관을 압수수색하는 정공법을 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한달여 동안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된 조 장관 처남 정모(56)씨, 웅동학원 채무면탈 및 부동산 위장거래 의혹을 받는 동생 전처의 주거지, 정 교수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다만 조 장관 주거지는 인사청문회 준비와 장관 취임 등 상황을 감안해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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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자녀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 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둘러싼 증거인멸 방조 등의 의혹을 받는다. 조 장관 아들 조모(23)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2013년과 2017년 각각 받은 인턴활동예정증명서와 인턴활동증명서 역시 허위로 발급됐는지 검찰이 확인 중이다. 조 장관 딸과 딸의 한영외고 동기이자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아들 정모(28)씨도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활동증명서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조씨와 장씨가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2009년 센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해 "조 장관 딸에게 증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센터장인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도 지난 20일 검찰에 나와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도 최근 검찰에서 "서울대 주최 세미나에 하루 출석했고 조씨가 증명서를 한영외고에 제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의 인턴활동 내용 역시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아주대·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연세대 대학원, 이화여대 입학처 등 조 장관 아들과 딸이 지원한 대학 4곳을 압수수색해 입시전형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아주대·충북대·연세대는 조 장관 아들이 대학원에, 이화여대는 딸이 학부 과정에 각각 입시를 치른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장관 자녀가 이들 대학 입시에 서울대 법대 인턴활동증명서나 모친이 재직 중인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등 위조가 의심되는 서류를 제출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인턴활동 증명서 발급에 조 장관이 관여했다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장관은 딸이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십을 한 2009년 5월 국제학술회의에 좌장으로 참여했다. 이후 한 교수의 뒤를 이어 센터장을 맡았다.


검찰은 조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한 증권사 직원 김모(37)씨로부터 자택 PC에 쓰던 하드디스크 2개를 임의제출받은 바 있다. 조 장관 자택에는 교체되지 않은 PC 하드디스크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김씨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해 자택에서 교체작업을 했고, 조 장관은 김씨에게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검찰은 정 교수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검토하는 동시에 조 장관의 증거인멸 은닉 방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김씨 등에게 사실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임의제출받은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조 장관 딸과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 장모(28)씨의 인턴활동증명서로 보이는 파일을 확보하고 조 장관이 증명서 발급에 관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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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장관 5촌조카인 조범동(36)씨와 횡령혐의 공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사모펀드 관련 업체, 관련자의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통해 조씨가 지난해 8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빼돌린 13억원 가운데 10억원 가량이 정 교수에게 흘러간 정황을 파악해 조사 중이다. 그 동안 자금흐름을 파악해 온 검찰은 정 교수가 동생인 정모(56) 보나미시스템 상무 등을 통해 코링크PE에 직접투자하고 투자된 회사 경영에도 관여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조 장관의 아내인 정 교수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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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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