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커피 하루에 몇 잔이나 드세요? 즐겨 마시는 커피지만 늘 자리에 앉아서 마실 수만은 없습니다. 집에서는 들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마시기도 하고, 직장에서는 테이크아웃으로 걸어 다니면서 마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들고 다니면서 마시기 쉽지 않은 것이 커피입니다. 몇 발만 옮겨도 흘리기 일쑤입니다. 커피를 흘리지 않고 들고 다니면서 마실 방법은 없을까요?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다양한 크기의 컵에 담긴 커피 등 액체의 고유 진동수를 측정한 결과, 사람의 걸음걸이와 컵 속 찰랑거리는 커피의 고유진동수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 사람들이 커피를 들고 걸으면 평균 7~10걸음을 넘기지 못하고 흘리거나 쏟았으며, 반지름 7㎝ 높이 10㎝인 머그잔이 진동이 가장 심해 다른 컵에 비해 커피를 많이 쏟았습니다. 고유 진동수가 같다는 의미는 걷는 박자와 컵 속 커피가 출렁거리는 박자가 같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걸으면 진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걷기의 운동에너지 중 일부가 컵과 컵 속의 액체에 전달됩니다. 운동에너지를 전달받은 컵과 컵 속의 커피는 각 파동의 골과 골을 중첩시켜 합성파의 진폭이 커지는 '보강간섭'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로 인해 분자의 진동이 더욱 커져 커피의 출렁거림도 커지게 됩니다.
연구팀은 커피를 흘리지 않고 걷기 위해서는 컵이 받는 진동을 줄여야 하는데 커피의 출렁거림을 줄이기 위해서는 컵을 감싸서 잡거나, 컵의 윗부분을 잡고 걸으면 공명 진동수가 낮아져 커피가 덜 튄다고 합니다.
이는 2017년 이그노벨상을 받은 연구 주제이기도 하지요. 커피뿐 아니라 다른 음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 조금이라도 덜 쏟으면서 음료를 마시길 바랍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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